•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정치

[판 포커스] 정치인들의 '노인 폄하' 역사

등록 2017.01.17 20:17 / 수정 2017.01.17 20:37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정치인들이 나이를 선거 이슈로 만든 경우는 한두번이 아닙니다. 비중있는 정치인의 노인폄하발언이 선거 결과를 좌지우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세대간 갈등을 봉합해야할 정치인이 세대를 갈라 내편, 네편으로 나누고 갈등을 이용해 표를 얻으려고 한 어두운 역사를 판 포커스에서 짚어봅니다.

[리포트]
노화(老化), 늙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노화(怒火) 불같은 화를 자초했습니다. 그리고는 화를 모면하려 고개를 숙입니다.

2004년, 16대 총선을 20일 앞둔 날. 지천명 여당 대표의 깜짝 발언. 60, 70대는 투표권을 포기하라고 합니다.

정동영 /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
"그분들이 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는 없단 말이에요. 그분들은 어쩌면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되고"

우리나라의 미래는 젊은 사람만 책임진다는 말인지, 중장년의 분노가 선거판을 뒤덮습니다.

곧바로 말실수라며 사과했지만, 같은 해, 같은 당에서 또 노인을 무시하는 말이 또 나옵니다.

유시민 /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50대 접어들게 되면 죽어나가는 뇌세포가 새로 생기는 뇌세포보다 많죠? 사람이 멍청해집니다"

노인은 투표할 필요가 없다고 한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만 63세, 유시민 작가도 60대를 코 앞에 두고 있습니다. 세대 편가르기는 2012년 총선에서도 재현됩니다.

주인공은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 무례하고 저속한 언어로 '막말 제조기'란 별명을 얻은 장본인입니다. 노인도 그에겐 막말 공격의 대상입니다.

“노인네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도록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

뒤늦게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었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본인은 선거에서 떨어졌고, 당 전체의 이미지에도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2014년 국정감사에선 이런 말도 나왔습니다.

설훈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누가 보더라도 대한민국에 있는 누구라도 79세면 가셔서 쉬셔야지 왜 일을 하시려 듭니까?"

설훈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자니 윤 관광공사 상임감사에게 한 말입니다. 설 의원은 정년 얘기를 한 것뿐이라며, 노인들의 사과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진 투표 권리를 막기 위해, 부모님 여행을 보내드린다는 불효자.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 교수는 '진짜 효자'라고 추켜세웁니다.

상대 당 선대위원장을 가리켜 "집에 앉은 노인"이라거나, 자기 당 비대위원장을 향해 "노인은 (생각을) 안 바꾼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모두 같은 정당 소속이나 지지자에게서 나온 말입니다.

이 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재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르신 세대들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잘한다고 지지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바꿀,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어르신들에게 좀 없는 거죠."

다음주 생일을 지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만 64세가 됩니다.

영화 '은교' 중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얻은 벌이 아니다."

내편 네편 가르고, 젊은층 지지를 얻고자, 중장년층 무시 발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 세대간 갈등을 유발해 반사이익을 누리던 그들도, 언젠가는 모두 노인이 됩니다.

판 포커스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