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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취재파일] 총책은 오정길…女공작조도 '프로급'

등록 2017.02.2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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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남 암살 사건의 전모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치부 김정우 기자 나와있는데, 궁금한 점 자세히 물어보겠습니다. 우선 체포된 외국인 여성들, '미스 포이즌'으로 불린다죠? 이들은"장난이었다"고 주장을 하는데, 신빙성이 없어 보입니다.

[기자]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의 어머니가 인터뷰를 했는데, "딸이 누군가로부터 향수 광고모델이 되라는 제안을 받고 향수를 스프레이로 뿌리는 쇼를 촬영하러 간다고 들었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앵커]
아이샤가 진짜 향수 쇼를 하는 걸로 믿었습니까.

[기자]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몰랐을 수도 있지만, 실제 연습을 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선 모를 수가 없습니다. 살인과 서프라이즈 쇼는 완전히 다릅니다. 카메라도 촬영 스탭도 없는 쇼는 없습니다. 이들은 북한말을 할 줄 알았고요, 북한에서 영화도 찍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속았다고 보긴 힘듭니다.

[앵커]
CCTV를 보면 향수로 장난쳤다고 하기엔 너무 수준 높은 범행을 보여준 것 같죠.

[기자]
네. 범행은 2.3초만에 마무리됐습니다. 뒤에서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는 것도 보통 여성이 할 수 있는 동작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선수다", 이렇게 얘길 합니다. 프로급 킬러의 동작이었다는 거죠. 김정남 체구를 평범한 여성 2명이 완전히 제압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공격 직후 화장실로 재빨리 뛰어가서 손을 씻고 도주를 했다는데, 향수로 장난친 사람이 할 행동과는 거리가 멉니다. 서프라이즈 쇼라면 행동을 하고 현장에서 상대방 반응을 봤어야죠. 꽤 오랜 기간 훈련을 받았고,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충분히 알았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북한 국적 8명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어떤 역할들을 한 건가요.

[기자]
조직도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공작은 보통 총책인 공작관이 있고, 그 밑에 주공작원, 그리고 행동공작원 이렇게 세 부류로 나뉩니다. 이번 사건에서 공작관 즉 총책은 오정길(또는 오종길)로 보입니다.

[앵커]
나이로만 보면 리재남이 2살 더 많은데, 왜 오정길을 지목한 겁니까.

[기자]
가장 큰 단서는 입국 날짜입니다. 출국과 달리 입국이 제각각인데, 오정길은 가장 늦은 2월 7일에 입국했습니다. 김정남이 입국한 뒤, 마지막에 들어와 준비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나머지 리재남, 리지현, 홍성학의 역할은 뭡니까.

[기자]
50대 리재남은 현장에서 구체적인 기획과 지시를 한 인물로 보입니다. 30대 남성 리지현과 홍성학은 고도로 훈련된 살상 기술을 가진 공격요원으로 추정됩니다. 여성 2명의 스프레이 공격을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2차 공격조일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여성 용의자들이 쉽게 잡혀서 좀 어설펐던 것 같은데, 사건 배후가 드러나면서 점점 치밀해지는 것 같아요.

[기자]
네 김정남을 독살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선 성공한 공작입니다. 그리고 암살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4명이 모두 북한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사실상 90% 성공한 셈입니다.

[앵커]
북한 대사가 공동조사를 주장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이죠, 역시 '공동조사' 대응이 나왔습니다. 천안함 폭침 때 정식 제안을 한 바 있고요, KAL기 폭파범 김현희 가짜설이 나왔을 때도 뜬금없이 국내에서 공동조사 주장이 나왔습니다. 유력한 피의자가 공동조사를 하겠다는 건데, 말이 안 되는 주장입니다.

[앵커]
예.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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