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사회

[판 포커스] 아직 안 풀린 '독극물 미스터리'

등록 2017.02.23 19:58 / 수정 2017.02.23 20:00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사망 원인으로 독극물을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독극물 성분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어떤 물질이기에, 거구의 김정남을 이렇게 쉽게 살해할 수 있었을까요. 오늘 판 포커스에선 이 독극물과 관련한 미스터리를 풀어봅니다.

[리포트]
독극물을 사용한 암살, 북한 관련 첩보영화의 단골 소재입니다. 민첩하고, 확실하고, 무엇보다 은밀합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밝힌 김정남 암살 과정은 이렇습니다. 

북한 남성이 여성들 손에 독극물을 발라줍니다. 이 때 두 여성은 맨손입니다. 흐엉이 김정남 뒤에서 얼굴을 강하게 감싸고, 아이샤는 앞에서 독극물을 묻힙니다. 두 여성은 재빨리 화장실로 가 손을 씻고 달아납니다.

# 미스터리1. 손에는 괜찮고, 얼굴에 바르면 죽는다?

도대체 무슨 독이기에, 손에 묻는 건 괜찮고, 얼굴에 바르면 사람이 죽을까. 산성이나 부식성 물질이라면 손도 다치는 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얼굴에 묻은 독극물이 호흡기로 들어갔다면?

이왕재 /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얼굴 한가운데에 코가 있잖아요. 코는 물론 사실은 호흡기니까 그게 이제 증발성 강한 독극물이어야 되는데..."

이 정도 증발성이라면 독극물이 담긴 용기를 열 때나 바를 때도 위험합니다.

# 미스터리2. 코가 아니라 눈?

독극물이 코가 아니라 눈을 노렸을 수도 있습니다. 독감 바이러스가 손을 뚫지는 못하지만, 눈 점막으로는 침투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이왕재 /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 점막이 금방 드러납니다. 점막에 침투가 잘 되는 독극물이라고 한다면 치명적인 독극물이라고 그러면"

눈 점막으로 침투한 독극물이 혈액을 타고 이동해 심장을 멎게 했을 수 있단 얘기입니다. 이런 독극물로는 보툴리눔이 있습니다.

# 미스터리3. 손은 시선 분산용, 독침 사용?

손으로 얼굴을 감싼 건 주의를 끌기 위한 수단일 뿐, 독침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나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독침을 사용할 거라면, 바로 찌르면 되지, 굳이 얼굴을 잡을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흐엉과 아이샤의 행동을 봐도 그렇습니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 말레이시아 경찰청장
"영상 보셨죠? 여성이 손을 이렇게 들고 화장실로 가는 모습이 찍혔습니다. 손에 묻은 게 독성 물질이란 걸 알고 있었던 겁니다"

# 미스터리4. 왜 닦지 않았을까?

여성들은 김정남 얼굴을 감쌌지만, 김정남은 얼굴을 닦거나 눈을 비비지 않았습니다. 방송에 공개되지 않은, 다른 CCTV 영상까지 확인한 유동렬 박사도 이 점을 지적합니다.

유동렬 /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중요한게 액체를 묻혔다면) 김정남이가 여자를 밀친 다음에 제일 먼저 해야될 반응이 이 액체를 닦아야되는데 닦는 장면이 안 나오고..."

# 미스터리 5. 신종 독극물?

영화 킹스맨
"화학공학의 산물이랄까? 독인데 삼켰을 때는 무해하지만 필요한 때에 원격으로 독을 활성화시키면 치명적이지"

정말 영화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과거 소련 KGB도 심장 쇠약을 초래하면서도 시신엔 성분이 남지 않는 특수 독극물을 사용했습니다. 겉으론 심장발작에 의한 자연사처럼 보입니다.

강철 /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
"독침을 맞은 사람은 즉사했어야 하지만 살아있었고 이것은 많은 의문점을 남겼다."

이런 경우 부검을 하더라도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판 포커스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