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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 추적] 폐허로 방치된 '도심 문화재'…공기업도 훼손

등록 2017.03.07 20:26 / 수정 2017.03.0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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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심에 자리한 문화 유산들이 부실한 관리로 훼손돼 흉물이 되고 있습니다. 관리자들은 무관심하고,, 관련 법도 부실하기만 합니다.

현장 추적, 이상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성남시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거대한 중장비가 오가는 옆에 17세기 사찰 봉국사가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을 보존한 목조 사찰로 문화재 가치가 커 경기도가 1980년 유형문화재로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시작된 400세대 아파트 건설 공사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대광명전을 둘러싼 벽화는 군데군데 균열이 생겼습니다. 외부충격에 일부는 아예 파손된 곳도 있습니다.

건물 지붕 기와와 흙더미가 무너지고, 담장은 찢겨져 나갔는데,. 사찰 측은 공사장 발파와 진동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관계자
"(공사장) 발파 시간을 확인해서 측정은 기계가 하는 거고요."

대기업 시공사는 적법 절차에 따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신도들은 애가 탑니다.

박지영 / 신도(하남시)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것들이 훼손 되는거나 마찬가지인 거고요. 아무래도 마음이 많이 안좋은 건 사실이죠."

서울 도심의 또다른 문화유산인 용산철도병원 건물. 1928년 일제 강점기 지어져 건축사적 의미가 큰 건물로 평가 받는데 폐허처럼 방치됐습니다. 

건물은 사람들의 통행이 잦은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생활 쓰레기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소유주인 한국철도공사가 처리 방안을 못 찾고 흉물스럽게 놔둔 겁니다.

철도공사 관계자
"관리라는 게 뭐 있나요 세콤(보안장치) 달려있고 외부인 (출입) 철저히 관리되고…"

이처럼 훼손되거나 방치된 문화유산은 서울 도심 곳곳에 있습니다. 1938년 건축된 청량리역 검수차고 20여동은 건축사적 가치에도 대부분 철거되고 한 동만 남았고, 역시 일제시대 지어진 4층 충정아파트는 개발과 보전 논리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 상태입니다.

도심 문화유산이 이처럼 방치된 건 관련 법 규정이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기 때문. 특히, 근대 문화유산 대부분은 국가 지정문화재가 아닌 등록문화재인데,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달리 소유자가 관리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유자의 보존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방치·훼손되더라도 당국이 적극 나설 수 없습니다.

안창모 /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
"등록문화재는 기본적으로 소유주가 알아서 관리하게 되어 있는 것이 기본 취지입니다. 공공이 개입될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외국의 경우 사소한 문화유산에도 가치를 부여해 테마 관광지로 개발하는 등 근대 문화유산 보호에도 다각적으로 노력합니다.

시시각각 사라져가는 문화유산 보호에 보다 적극적인 민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TV조선 이상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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