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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포커스] 삼성동의 80시간

  • 등록: 2017.03.13 오후 20:27

  • 수정: 2017.03.13 오후 20:40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게 금요일 오전 11시 21분이죠. 이제 3분 뒤면 딱 80시간이 됩니다. 그사이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 주변에선 많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판 포커스, 삼성동의 80시간입니다.

[리포트]
<3월 10일 - 파면 당일>
대통령 파면 주문이 나오던 10일 점심 무렵. 시민들은 빈 사저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인증샷'을 찍습니다.

<파면 3시간 뒤>
오후가 되자, 방송사 헬기가 적막을 깹니다. 이 때, 승합차가 등장하고, 집 안으로 짐들이 들어갑니다. 통신사 직원들도 도착하고, 집안 정리를 맡은 것으로 보이는 여성도 나타납니다.

<파면 10시간>
어둠이 깔린 사저, 웬 여성이 촛불집회 피켓을 들고 경찰과 승강이를 벌입니다. 담장에 이걸 붙이겠다고 우깁니다.

"오늘 너무 기분 좋아서 이렇게 붙이고 있자는데 이게 왜 경범죄야?"

술이 꽤 취한 것 같습니다.

"(약주를 많이 드셨네요. 지금) 아니요. 너무 안 마셨어요. 더 마실 수 있었지만 자제한거야"

작업자들이 모두 돌아가고, 누군가 보낸 꽃바구니 하나가 덩그라니 남았습니다.

<3월 11일 - 파면 이틀째>
의자, 탁자, 대형난로가 실려 들어갑니다. 도배도 시작된 모양입니다. 보안장비 설치를 위한, 배선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편의점과 배달 음식으로 점심, 저녁을 때우며, 작업에 속도를 냅니다.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1인 시위자도 등장하고. 

"국토부 폐지하라"

이웃주민과 마찰을 빚습니다.

"여기서 떠들지 마세요"
"아저씨가 뭔데요. 왜 내가 대통령한테 소리를 못 질러요"

동네가 소란스러워 지면서, 주민들도 예민해졌습니다.

"아저씨 거기 아니라고요. 이쪽으로 오셔야죠. 저 주민인데 택시 타려고 택시 불렀어요"

<3월 12일 - 파면 사흘째>
아침 일찍부터 박 전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시작됐습니다. 식자재와 생활용품, 가전제품도 속속 도착합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문명주 / 60세
"대통령님이 청와대에서 나오시는 데 이렇게라도 위로를 좀 해드려야 될 것 같아 가지고.."

오후가 되자, 태극기 숫자가 불어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입니다"

일부는 울음을 터뜨리고.

"아이 집에가 울어 청승맞게 여기서 울지 말고"

일부는 취재진에게 항의하며, 카메라를 가로막기도 합니다. 저녁 5시쯤, 친박계 의원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그리고 집 떠난지 1476일, 파면 56시간만에 박 전 대통령이 집에 돌아옵니다.

<3월 13일 - 파면 나흘째>
지지자들은 컵라면으로 새벽 추위를 녹입니다. 10여명이 남아 밤을 지새웠습니다.

삼성동의 월요일 아침. 지난주와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사저 바로 옆 초등학교 학생들은 다니던 문이 가로막혀, 먼 길을 돌아가야 했습니다.

삼릉초등학교 학부모
"되도록 후문 사용하지말라고 학교에서 문자는 왔어요"

모든 방송사 생중계 화면에 노출된 이 치킨집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습니다.

유묘숙 / 계동치킨 사장
"유명세 탄 건 맞아요 근데 이게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구요. 배달을 일체 못하고 있어요. 보시다시피 앞에다 바리케이드 쳐지고 다 해서 오토바이가 움직일 수가 없으니까"

일부 친박 단체는 이곳에 7월까지 집회 신고를 냈습니다.

김진현 / 중학생
"확성기로 말하는 소리가 완전히 시끄러웠고 그리고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대한민국의 관심이 이곳 삼성동에 집중될 것 같습니다.

판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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