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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판 포커스] 킥보드 타는 대리기사

등록 2017.03.2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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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밤 거리에서 킥보드를 타고 달리는 사람을 본다면 아마 대리운전 기사들일 겁니다. 택시를 타자니 너무 비싸고, 뛰자니 늦고, 그래서 이 킥보드를 탄다고 합니다. 여기에도 대리기사들의 애환과 고충이 서렸는데요, 판 포커스에서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3년차 대리기사 강모씨. 스마트폰 2개를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옆에는 킥보드가 서있습니다. 30분만에 호출이 떴습니다. 

"고객님 기삽니다. 알겠습니다. 3분이면 도착할 것 같아요"

킥보드에 올라, 땅을 박찹니다. 속도가 꽤 빠르지요?  전기모터가 달린, 전동킥보드입니다. 걸어서 10분 넘게 걸리는 거리, 약속대로 3분만에 손님에게 도착했습니다.

"죄송한데 이것 좀 접어가지고 트렁크에 싣고 모실게요"

킥보드를 접으니, 트렁크에 쏙 들어갑니다. 강씨는 왜 킥보드를 타기 시작했을까. 택시는 비싸고. 뛰어가면 늦습니다.

대리기사 강모씨
"예약 취소하고 뭐 신경질 내고 트집 잡고, 뭐라고 하는 고객님도 많아요."

차에 킥보드를 싣는 데 거부감을 느끼는 손님도 많았습니다.

대리기사 강모씨
"말도 안 섞고 그냥 가라고 하는 손님도 있었어요"

그래도 요즘엔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대리기사 강모씨
"고객님들이 좋다고 아저씨가 기념사진 찍자고 하는 분도 있었고"

대리운전을 부업으로 하는 김모씨도. 킥보드와 접이식 자전거를 번갈아 이용합니다.

대리기사 김모씨
"킥보드가 없을 때부터 킥보드를 탔었거든요. 주택가가 많다 보니까 나오려면 힘들잖아요. 나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킥보드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대리기사는 전체의 5% 정도, 8500여명으로 추산됩니다.

시간당 4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전동 킥보드입니다. 대리기사들은 이 킥보드를 이용하면 한달 삼사십만원 정도 하는 교통비를 아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전.타.대. 대리운전 기사를 위한 맞춤형 킥보드도 나왔습니다. 휴대가 간편하고, 대리기사의 필수품 스마트폰 거치대가 달렸습니다.

박종관 / 전동 킥보드 판매업체
"작년에 비해서 한 50% 이상 늘었을 겁니다. 대리기사분들이. 휴대가 간편하고, 배터리 용량이 크면서. 등판력, 힘이 좋아야되겠죠 "

하지만 위험한 것도 사실입니다. 도로교통법에서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자전거의 혜택은 못 받고, 오토바이의 규제는 적용됩니다.

이 때문에 전동킥보드는 인도나 자전거도로가 아닌 차로에서만 탈 수 있습니다. 또 오토바이와 마찬가지로 안전모를 꼭 써야하고 별도의 면허도 필요합니다.

찻길에서 킥보드를 타려면면, 쌩쌩 달리는 차들의 따가운 눈총, 그리고 아찔한 순간을 감수해야 합니다.

대리기사 강모씨
"죽을 뻔 한 적 몇 번 있어요. 내리막길 내려가다가 브레이크 안 잡혀가지고. 고꾸라진 적 있었고."

하지만 1분 1초라도 빨리 손님에게 가기 위해, 기사들은 오늘도 킥보드를 타고 밤거리를 달립니다.

판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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