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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판 포커스] '이사 갈 날만 기다리다'…탈원전에 주민 날벼락

등록 2017.05.1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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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울산 울주군에 있는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 현장입니다. 공사가 한창이죠. 28%정도 공사가 진행됐는데, 건설 자체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탈원전' 정책 여파 탓인데, 보상을 약속받고 이주를 준비했던 마을 주민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판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집 안 천장에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박봉남 / 울산 신리
"여기도 지금 이거 보일라나. 비가 새서 고양이도 떨어졌다. 지나가다."

살펴보니, 집안 곳곳이 엉망입니다. 천장이 무너지고 벽에 물이 새고 있지만 집 수리는 포기했습니다.

원전 앞 마을에서 40년을 살아온 박봉남 할머니. 이 집을 곧 떠날 예정이었습니다.

박봉남 / 원전 인근 마을 주민
"우리는 이주해서 어디 땅 사주고 집을 지어주도록 기다리고 안 있나?"

73살 전 모 할머니는 365일 내내 약 봉지를 달고 삽니다. 

"콜록콜록"

원전 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먼지 때문입니다.

전모씨 / 원전 인근 마을 주민
"공사를 시작하고부터 그래 목이 그래 답답하고 기침이 자꾸 나고 목에 자꾸 가래가 차고…"

원전과 1km도 안 되는 거리의 신리마을. 이곳 주민들은 2012년 자율적으로 원전을 유치했습니다. 마을 일부가 원전 부지에 편입되고, 쪼개진 나머지 마을은 다른 지역으로 집단 이주를 해주는 조건이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3년 동안 원전 공사로 나오는 먼지와 소음을 겪어왔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따라,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 중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관섭 /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공기업인 한수원의 입장으로서는 대통령의 공약 사항을 잘 이행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떠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주민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신리마을 식당 주인
"마음의 준비도 다 하고 나중에 어떻게 뭐 여기서 나가면 어떻게 하고 그런 계획이 다 짜져있는데…."

주민들은 원전 건설이 중단되더라도, 이주와 보상은 계획대로 진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손복락 / 신리마을 이주대책 위원장
"소음이나 분진 피해도 이주를 간다는 그런 마음으로 피해 있는 부분도 참고 견뎌왔는데 지금 와서 이렇게 중단이 된다? 주민들은 허탈해 하고"

여당도 한수원에 피해보상을 압박하지만,

최인호 / 민주당 원전안전특위 위원장
"완전한 건설 중지로 확정이 된다면, 주변 주민들에 피해보상은 당연히 철저하게 이뤄져야 되고…."

한수원은 사업 자체가 백지화 될 경우, 이주 보상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이 사업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주나 보상 모든 게 그대로 스톱이 될 겁니다.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존폐 기로에 놓인 8조 6천억원짜리 원전 두 기, 주민들과의 갈등 해결이 숙젭니다.

판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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