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날씨엔 쪽방촌 주민들의 고통이 더 커집니다. 좁은 방에 창문이 크지도 않아 열기가 빠져나갈 방법이 없습니다.
벌써부터 한여름이 걱정인 쪽방촌 노인들을 차순우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리포트]
류중희 할아버지가 혼자 살고 있는 서울 동자동 쪽방촌입니다. 선풍기에 의지해 보지만 방 안을 채운 열기를 참아내기 힘듭니다.
류중희 (67)
"선풍기 켜면 모터 열 나서 더운 바람 나오지, 두 번 세 번 깰 때가 많아요. (더워서) 숨이 가쁘니까."
얼마나 더운지 한낮 온도를 재봤습니다. 건물 밖에서 측정한 온도는 32도입니다. 이제 방 안으로 들어가 온도를 재보겠습니다. 같은 시간, 방 안의 온도는 35도로 바깥 온도보다 3도나 높습니다.
이 모 할아버지의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좁은 방에 창문은 하나 뿐. 선풍기를 마련할 형편도 안 됩니다. 부채질을 해보고, 물도 마셔가며 더위를 참아봅니다. 6월 중순부터 찾아온 폭염에 다가올 한여름 무더위가 더 두렵습니다.
이 모 할아버지 (73)
"무조건 견뎌야 돼. 더울 때도 견뎌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죽어나가는 사람 많아요."
최근 5년 동안 온열 질환으로 숨진 사람은 모두 58명. 이 가운데 60세 이상이 62%로 절반을 훌쩍 넘습니다.
조영덕 / 고대구로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경우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질환이 악화되면서, 건강상태가 악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일찍 찾아온 무더위. 취약계층을 위한 폭염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TV조선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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