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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결혼식에 한복만 지어보낸 어머니"…파독간호사들의 그때 그 시절

  • 등록: 2017.06.26 20:29

  • 수정: 2017.06.26 20:47

[앵커]
60∼70년대 가족을 위해, 또 나라를 위해, 외화를 벌러 독일로 간 간호사들의 당시 편지와 사진이 공개돼습니다. 파독 간호사들의 삶을, 들여다봤습니다.

신완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너의 면목을 못본지 일년이 훨씬 경과하니...
너의 효성과 우애로 부모 살림에는 걱정이 없다."

삐뚤빼뚤하게 적은 아버지의 편지엔 머나먼 독일 땅에서 꼬박꼬박 생활비를 부쳐주는 딸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묻어있습니다.

하나뿐인 딸이 이억만리 독일에서 시집을 가도 참석하지 못한 부모는 그저, 고운 한복만 지어 보냈습니다.

한글을 몰라 편지조차 못보낸 어머니. 옆방 간호사의 편지를 돌려읽는 걸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삼켜야했습니다.

조순례 / 1975년 파독
"한국에서 (어머니) 편지가 오면 친구들이 다 저희방으로 모여요. 편지 한통을 가지고 똑같이 읽게 됐어요. 우리어머니가 보냈다 그런 심정으로..."

밤마다 그리움애 노트를 빼곡히 채웠던 시절. 배곯는 부모 동생 생각에 독일 정부의 강제 송환엔 반대 티켓을 들어야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산업역군에 앞서 한 가정의 딸, 누나, 동생이었던 파독간호사들의 삶을 조명합니다.

류길자 / 1966년 파독
"(제일 힘들었던건 어떤 것인가요?) 고향생각...고향생각이 났다는 것"

TV조선 신완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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