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사회

[판 포커스] 또 고독사…일본 전철 밟나?

등록 2017.06.27 20:07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부산에서 이번 달에만 네 명의 고독사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1인 가구가 늘고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고독사 대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전철을 밟는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오늘 판 포커스는 무관심 속에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에 관심을 기울여봅니다.

[리포트]
# 시간이 멈춰버린 방
쓰고 버린 건지, 주워다 모은 건지, 5평 남짓 월셋방에 쓰레기가 산더미입니다. 옷가지들은 한 겨울, 달력은 2월에 멈췄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고독사
주민센터 자원봉사자가 어제 오후 이 집을 찾았습니다. 고독사 방지를 위해 홀로 사는 노인 안부를 물으러 왔다가, 고독사 현장을 발견한 겁니다. 68세 조모씨의 시신은 상당히 부패해있었습니다.

이웃 주민
"잘 몰라요 바로 옆 살아도 누가 사는지 모르는데…"

지난 19일에도 60대 여성이 다섯달만에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때가 찌든 침구들, 수북한 약들과 쌓여있는 설거지들이 고인의 마지막 흔적입니다.

이웃 주민
"아들 딸 있는데, 한 10년 동안 말 안하고 살았어요"

부산에서만 보름 사이 네 명이 이렇게 쓸쓸히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고독사는 2000년대 중후반 일본에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독신국가, 고령국가의 종착역, 고독사 대국이란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일본에서 고독사는 연간 3만 2천명, 50세까지 독신인 '고독사 예비군'은 100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전화를 받는 코지마 미우씨. 

"기다리셨습니다. 클린 서비스입니다. 네. 네. 작업일은 언제쯤 될까요?"

유품정리업체 직원인 코지마씨는 쉴 틈이 없습니다.

코지마 미우 / 유품정리업체 직원
"한달에 많으면 200~300건 정도예요. 매일 거의 작업을 나가 있게 되죠"

숨진 뒤에야 연락이 닿은 유족과 집을 치우고 다시 세를 놓아야 하는 집주인이 주요 고객입니다. 일본에 고독사 유품정리, 청소회사는 만개 가까이 성업 중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업체들이 50곳 이상 생겨났습니다.

길해용 / 유품정리업체 대표
"자녀들이 부모의 시신인수를 거부한다든가… 유가족들이 오셨는데 그렇게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든가. 이런 모습을 많이 보게 되면 가족해체가 되지 않았나"

고독사는 이제 다른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지자체에 파악된 무연고 사망자는 지난해 1200명을 넘었습니다. 5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사망 이후 유족이 나타난 경우는 제외된 수치입니다. 실제 고독사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호선 / 숭실사이버대 교수
"현재 그룹홈이라든지 양로의 형태가 본인이 신청하지 않으면 찾기 어려운 형태입니다. 사회적 서비스, 거주 서비스를 확대하고 이런 서비스에 대한 깊이가 충분히 사각지대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나홀로 가구 520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 700만 시대, 외롭고 쓸쓸한 죽음을 막는 게 숙제가 됐습니다.

판 포커스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