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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진단] 야구 응원가 저작권 침해 '심각'…이젠 짚고 넘어갈 때

등록 2017.07.27 07:22 / 수정 2017.07.2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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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로야구 구단들과 음악 저작권자들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보셨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유만 기자. 그런데 박현빈씨 노래는 소속사에서 직접 사용해달라고 했다는데, 그래도 문제가 되나요? 대표적인 사례로 두산 베어스 얘기가 나오는데, 어떤 일인지 자세하게 알려주시죠.

[기자]
네. 문제는 가수와 소속사와도 협의를 한 구단이 정작 저작권자인 작곡가 김재곤씨와 협의를 하지 않았던 겁니다. 이 응원가가 최소 3년 이상 사용됐고 작곡가 김씨는 지난해 이 사실을 알게 됐죠. 저작 인격권에 의거해 적절한 금액을 요구한 작곡가에게 두산이 제시한 금액은 연간 50만원이 전부였고, 과거에 사용된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책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된 '앗!뜨거'라는 곡이 지난 5월 9일 대선에서 모 대선캠프 로고송으로 쓰인 적이 있는데, 보름간 2000여만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용 빈도를 생각해 봐도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었다는 거죠. 반면 구단 측은 원 저작자에게 미리 알리지 못한 사실, 그러니까 저작 인격권 침해 사실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두산 구단이 과거 김씨의 사업 제안을 거절한 사실 때문에 김씨가 이 일을 빌미로 구단을 협박한다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앵커]
당연히 구단에서 저작권 협상을 거쳐야하는 거 아닙니까? 구단이 소홀히 한 부분이 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작권법에서는 작곡가에게 저작인격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저작인격권에는 공표권과 성명표시권, 그리고 동일성유지권 세 가지 권리가 있습니다. 프로야구 응원가 문제가 가장 크게 해당되는 것이 바로 마지막의 '동일성유지권'인데요, 원본을 편곡하거나 개사할 경우 작품의 '동일성'이 훼손된다고 봅니다. 원작자는 이 동일성을 유지하거나, 훼손될 경우 경제적 정신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응원곡을 무단 사용한 경우가 두산베어스만의 문제는 아니죠?

[기자]
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것처럼 삼성 라이온스도 저작권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프로야구 구단 응원가의 원곡 저작권자 30여명이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데, 해당 구단이 8개입니다. 프로야구 구단이 10개니까,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야구를 제외한 다른 프로스포츠와 대학교 응원단 등 현실적으로 전곡을 자체 창작할 수 없는 응원단들이 모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원작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만 이 정도고, 드러나지 않은 사례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응원가는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잖아요? 이 문제를 어떻게든 원만하게 해결해야 할 텐데, 좋은 해결 사례는 없었나요? 외국 사례라든지.

[기자]
국내에도 드물게 좋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바로 프로야구 한화입니다.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시작 전에 자신들의 응원가에 대한 자체 필터링을 실시하고, 저작권 문제가 있는 곡들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몇몇 곡들은 못 쓰게 되기도 했는데요,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주제가를 사용해 큰 인기를 끌었던 정근우 선수 응원가는 외국에 있는 원곡자가 너무 큰 금액을 불러 결국 못 쓰게 된 사례입니다.

[앵커]
팬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만약에 외국 노래 작곡가들이 국내에 무더기 소송을 걸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기자]
네. 지금 사실 가장 우려스러운 문제가 그겁니다. 외국 곡 원작자들은 많은 경우 국내에 대행사를 두고 있습니다. 저작인격권 문제를 몰라서 대처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아직까지는 이들이 야구를 포함한 프로스포츠 응원가 저작권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문제제기를 한다면 '응원가'가 사용되는 모든 스포츠가 일대 소송전으로 몸살을 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스포츠 팬들을 위해 프로구단들이 좋은 응원가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저작권 문제에 대해 구단들이 확실하게 정리하고 넘어갈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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