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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살충제·AI 없는 동물복지 농장, 아직 6% 불과

  • 등록: 2017.08.16 21:18

  • 수정: 2017.08.16 21:29

[앵커]
친환경, 유기농 인증도 이제 믿기 힘들어진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 인증 마크를 확인해보시죠. 동물복지인데요, 인위적인 닭장에서 벗어나 닭의 습성대로 생활할 수 있게 해주는 걸 말합니다. 건강한 닭이, 건강한 달걀을 낳는다는 이치인데요. 이런 동물복지 농장은 살충제도 필요없고, AI 같은 질병에도 강하다고 합니다. 단점은 비싸다는 겁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경주의 한 동물복지 농장입니다. 수백마리 닭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닙니다. 사람 어깨에 올라타기도 하고, 산과 들에서 캐온 약초를 먹는 호사도 누립니다. 알은 별도의 아늑한 공간에서 낳습니다.

여기혁 / 킹스파머스 대표
"정말 동물 복지를 생각하고 생명을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라면 이런 농법을 생각할텐데, 돈만 생각한다면 공장처럼 하지 않겠습니까"

김제의 또 다른 동물복지 농장. 닭들은 좋아하는 횟대 위를 맘껏 뛰놀고, 모래 찜질을 즐깁니다.

"사육장 바닥에는 이렇게 왕겨와 모래 등이 섞인 깔집이 깔려 있는데요. 고약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습니다."

일반 양계장 닭들은 A4 용지 한 장도 안 되는 공간속 닭장에 갇혀 지냅니다. 하지만 동물복지 농장은 1제곱미터당 9마리 이하로 생활합니다. 자유방목 농장에선 더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놀 수 있습니다. 

일반 사육장의 닭은 인공조명 아래 24시간 달걀만 낳지만, 동물복지 농장의 닭은 제 때 자고, 제 때 일어납니다. 사육 비용은 7~8배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래도 건강한 닭에서 건강한 달걀을 얻기 위해 동물복지를 택하는 겁니다. 건강한 닭들은 AI도 비켜갑니다.

익산의 이 동물복지 농장은 닭을 자식처럼 돌봅니다.

"우리 진도(닭 이름)가, 쟤는 거의 애완견이야 잘 노네 잘 노네 아주"

지난 6월 AI가 전국을 휩쓸 때도, 이 농장은 살처분을 면했습니다. 닭들이 맘껏 '흙목욕'을 하기 때문에 이번 살충제 사태도 남 일입니다.

"몸을 비벼서 가검물을 털어낸다라는 거죠?"
"'까대기'라고 해요"

"동물복지 달걀과 일반 달걀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깨뜨려서 비교해보겠습니다."

일반 달걀은 흰자가 금세 퍼지지만, 동물복지 달걀은 탱탱함이 유지됩니다. 동물복지 달걀 노른자는 밀도가 높아, 이쑤시개 5개를 꽂아도 빳빳이 서있을 정돕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선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달걀을 최고로 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2배 가량 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량이 적습니다. 이 때문에 동물복지 농장은 전체의 6% 수준에 그칩니다.

이제철 / 행복한동물복지농장 주인
"자식처럼 키우고 진짜 힘들게 생산해서 하는데 가격도 제대로 못 받고. 솔직히 생산보다는 판매하는게 더 어려운 상황이에요."

AI와 구제역 피해, 그리고 살충제 공포까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따져보면, 동물복지는 결국 동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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