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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합뉴스 9] 변호사 비용 안 대줘 들통난 청부살인

등록 2017.10.26 21:27 / 수정 2017.10.2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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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배우 송선미씨 남편 청부살해 사건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강상구 사회부장과 함께 이 사건 좀더 알아보겠습니다. 

Q. 사건의 본질은 유산다툼이었죠?
A. 먼저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좀 파악해야 다음 이야기를 이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곽모라는 노인이 있습니다. 재일교포 재력가인데, ANA라는 일본 항공사의 실제 주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곽씨의 손자가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고, 곽씨의 외손자가 바로 배우 송선미 씨의 남편, 살해당한 피해자입니다. 결국 사촌을 청부살해한 사건입니다.

Q. 그래도 가족인데 어쩌다 살인까지 벌어지게 됐을까요?
A. 올초에 곽 노인의 아들과 손자가 곽씨의 재산 중 680억원대에 이르는 국내 부동산을 가짜 증여계약서로 빼돌렸습니다. 곽 노인은 재산을 가로채려 한다며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외손자 고씨가 도움을 줬습니다. 결국 기각됐지만, 경찰은 곽씨 부자에게 당시 구속영장까지 신청했습니다. 구속 위기까지 겪고, 재산도 못받게 되자, 곽씨에게는 고씨가 눈엣가시가 됐겠죠.

Q. 그래서 살해를 결심하는군요.
A. 그때 마침 직접 살인을 한 조씨가 등장합니다. 곽씨는 2012년에 일본 유학원을 다닌 적이 있는데, 함께 다녔던 사이입니다. 무직에 2억원의 빚까지 떠안고 있던 조씨는, 재력가 집안의 고씨의 집에 함께 살며 이런저런 심부름을 해줍니다. 그러다 결국 살인에까지 가담했습니다.

Q. 조씨가 전과는 없다죠? 살인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요?
A. 돈으로 설득을 했죠. 조씨가 계속 고민하니깐 곽씨는 "편의점 알바하게 생겼네"라는 압박과 "필리핀 가서 살아라"라는 회유를 되풀이했습니다. 잡히면 변호사 비용도 다 대준다, 가족도 다 보살피겠다, 이런 약속도 했습니다. 현금을 보여주면서 "돈은 준비돼 있다. 지금 주면 의심받으니깐 나중에 주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Q. 변호사 사무실에서 목격자가 있는 상황에서 살인을 저지른 것도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었는데요?
A. 살인의 목적 중 하나는 변호사에게 겁을 주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변호사는 살해된 고씨의 매형이었습니다. 곽씨는 처음엔 "묻으려면 둘 다 묻어야 한다"며 변호사도 살해하라고 지시했지만, 두 사람을 죽이기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자 "그럼 변호사가 보는 앞에서 죽여 겁을 줘라"고 했습니다.

Q. 검찰이 살해 당시 상황도 처음으로 공개했다죠?
A. 살해현장에 CCTV가 있어서 모든 과정이 있었습니다. 검찰은 영상은 잔인해서 안된다며 사진 몇장으로 상황을 설명한 뒤 사진을 회수했습니다. 조씨는 일단 다른 사람들을 내보냅니다. 그리곤 문을 잠그고, 쇼핑백에서 미리 준비해 간 흉기를 꺼내 무방비 상태의 고씨에게 다가가 목을 한 차례 찌릅니다. 고씨는 즉사합니다. 조씨는 "네가 너 나쁜 놈이야"라며 변호사도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공격하지는 않고. 그리고는 다른 사람이 문을 따고 들어올 때까지 도망갈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검찰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고 의심했습니다.

Q. 청부살인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밝혀졌습니까?
A. 곽씨는 청부살인을 부탁한 문자메시지를 검찰이 확보한 다음에도 "농담이었다"고 발뺌했습니다. 하지만 조씨의 모친이 "우리 아들 변호사 비용 달라, 돈 빨리 보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곽씨가 변호사 비용을 주지 않았던게 결정적 계기가 됐던 셈입니다. 살인을 계획한 계기도 돈, 청부살인이 드러난 계기도 돈이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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