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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종합뉴스 9] 제지없이 판문점까지 어떻게 왔나?

등록 2017.11.22 21:21 / 수정 2017.11.2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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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사가 오늘 CCTV 영상과 적외선 카메라 영상을 공개하면서 북한 병사 귀순 과정이 비교적 소상하게 드러났습니다. 국방부 출입하는 안형영 기자와 함께 좀더 자세한 귀순 상황과 그 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오늘 차량 이동에서 귀순까지 단 4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경과를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지도를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공개된 CCTV를 보면 3시 11분에 이 지점에 있었습니다. 판문점에서 직선 거리로 2km 떨어진 지점입니다. 시속 50km 이상으로 달려서 2분여만에 72시간 다리 앞에 도착했습니다. 판문점에서 600미터 떨어진 지점인데요, 이때부터 속도를 시속 72km로 높여 30초후 판문점 입구에 도착했고 13분 후반대에 군사분계선에서 10미터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복병이 배수로였습니다. 차가 배수로에 빠지자 1분 넘게 차를 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이렇게 지체하지 않고 바로 뛰어서 넘었다면 추격조의 총격을 받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반 병사가 아무런 제지없이 지프차를 타고 판문점으로 어떻게 내려올 수 있었을까요?

[기자]
이 병사는 일반병사지만 JSA 소속입니다. 그리고 연대장급 운전병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병사가 몬 차량도 연대장 차량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까 차를 몰고 판문점으로 향해도 의심을 받지 않고 검문소까지 갈 수 있었을 겁니다.

[앵커]
그런데 JSA 소속이라면 판문점 경내에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이 병사는 판문점 경비를 서는 경무대대 소속이 아니라 북한 판문점 대표부 중에서 후방 비무장지대 경비를 맡는 4개의 민경중대 소속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러니까 개성 쪽에서 지휘관 차를 몰고 내려거라고 보입니다. 안찬일 세계연구소장 말 들어보겠습니다.

안찬일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판문점 대표부가 개성 시내에 있는데, 그런 짚차를 타는 급이 대일곱명 되요. 정치부장, 참모장, 보위부장, 내가 볼 때는 간부급 운전수가 아니었나. 연대장부터도 그런 짚차를 탄다고." 

[앵커]
판문점 들어온 후 군사분계선 앞에서 우왕좌왕한 것도 그것 때문일까요.

[기자]
예 그렇게 보입니다. 낙엽이 수북히 덮혀 있긴 하지만 만약에 판문점에서 근무하는 병사였다면 이럴게 배수로에 빠지진 않았을 겁니다. 운전병으로 판문점을 오가긴 했는데, 자세한 지형을 몰랐기 때문에 실수를 한 거죠. 

[앵커]
그런데 우리 측 대응 또한 늦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CCTV를 통해 북녘에서 내려오는 차량을 따라가면서 모두 찍고 있었습니다. 다리 검문소를 그냥 지나치고 북 추격조가 나오는 것도 CCTV로 볼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귀순 때 별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경비 책임자와 CCTV 담당병이 이런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놓쳤거나 안이하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우리 초소도 총성만 듣고 실제 상황은 못봤다는데, 초소 역할을 못한 거 아닌가요?

[기자]
물론 우리 초소 오른쪽 전방엔 숲이 우거져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귀순 병사는 초소병들이 보기 힘든 이 경로로 넘어왔다고 합니다. 때문에 초소를 옮기거나 시야를 가리는 나무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데 1976년 판문점에서 미루나무 가지 치기를 하려다 도끼만행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잖습니까? 판문점에서 나무 한그루 제거하는 것도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는 게 고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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