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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커스] 10대 고교 실습생들의 잇단 죽음, 왜?

등록 2017.11.22 21:53 / 수정 2017.11.2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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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에서 18살 고교실습생이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숨졌습니다. 고등학교 현장실습생들의 죽음, 처음이 지난해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졌던 10대도 고등학교 현장실습생 출신이었습니다. 스무살도 안된 젊은이들의 잇단 죽음, 포커스에서 들여다봅니다.

[리포트]
제주의 한 음료 제조회사. 현장실습을 하던 18살 이민호 군의 모습이 보입니다. 기계가 멈춰 무언가 만지는가 싶더니 프레스가 내려오며 이군을 덮칩니다.

관리자 없이 혼자 일하던 중이었습니다. 이군은 열흘 만에 숨졌습니다. 가족들은 회사가 실습생인 이군에게 사실상 직원과 똑같이 일을 시켰다고 주장합니다.

이민호 군 아버지
"딱 5일 배웠대요. '공장장님이 나보고 하래' 기계차 운전하고 그 라인이 에러가 발생하면 민호가 손보고"

지난 8월엔 기계를 고치러 올라갔다 떨어져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회사와 이군이 맺은 현장실습 협약서입니다. 1일 7시간, 실습생의 동의를 얻어 최대 한 시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작업일지를 보면 거의 매일 2~4시간 추가 근무를 해온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하루 12시간 가까이 일한 것입니다. 토요일에도 9시간 넘게 일했습니다.

지난 1월엔 전북 전주에서 통신사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홍모양이 "콜 수를 다 못 채웠다"는 글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난해 서울 구의역에서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열차에 치여 숨진 실습생 출신 김모군 어머니의 외침이 떠오릅니다.

컵라면과 숟가락을 유품으로 남겼던 19살 김군. 어머니는 기자의 손을 붙잡으며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어머니 / 지난해 5월
"아이 탓이라고만 하고 이러면 안되잖아요. 앞으로 또 다른 사람 분명히 죽어요. 이건 진짜 아니에요."

잠시 잊고 있던 사이 어머니의 절규가 잇따라 현실이 되고 있는 겁니다. 취업률로 학교를 평가하는 정부. 취업률 높이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학교. 저임금으로 10대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업체. 이 삼각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업체 현장실습을 나가는 10대 고교생은 해마다 6만여명. 스무살도 안 된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들의 절규가 또 다시 되풀이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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