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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동욱 앵커의 시선] 감사원의 4가지 시선

등록 2018.07.05 21:47 / 수정 2018.07.1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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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독일 화가 홀바인이 그린 초상화입니다. 아래쪽에 뭔가 이렇게, 비스듬히 그 려놓았는데, 그림을 옆에서 보면 이렇게, 해골로 보입니다. 초상화 속 두 대사가 겸손하게 살지 않으면 해골처럼 스러지고 만다는 교훈을, 화가가 그림에 숨겨놓은 겁니다.

이탈리아 화가 아르침볼도의 그림은 얼핏 사람 옆얼굴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과일과 채소들입니다. 살바도르 달리 그림도 보기에 따라 아프리카 마을 풍경이 됐다가, 엎드린 여인의 얼굴이 되기도 합니다.

이 작품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 사물이 보이는 인간심리를 돌아보게 합니다만, 현실세계에서 한 국가조직이 한 가지 사실을 조사하면서, 보는 시기와 시각에 따라 각기 다른 말을 하는 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어제 네 번째 4대강 감사 결과를 발표한 감사원 얘깁니다.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 때 1차 감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 시절 2차와 출범 후 3차 감사에선 총체적 부실과 대운하와의 연관성을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감사에선 이 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며 무리한 사업 지시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감사원이 그간 4대강을 들여다본 시각을 보면, 사업 시작한 정부가 눈 시퍼렇게 뜨고 있을 때 다르고, 눈을 감고 나서가 다릅니다. 감사원은 모든 논란을 끝내겠다며 4차 감사를 벌였지만 관련자 수사 의뢰도 없고, 대운하와의 연관성이나 수질오염 원인 같은 핵심 논란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감사결과를 놓고 4대강이 실패냐 아니냐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정권 바뀌면 감사원이 또 무슨 얘기를 할지 모를 일입니다.

해골을 그린 홀바인의 이중 이미지가 교훈을 지녔듯, 감사원의 4중 이미지도 나름 교훈이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감사원 역사에 오래 두고 되새기는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말이지요. 7월 5일 앵커의 시선은 '감사원의 네 가지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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