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동욱 앵커의 시선] 산 사나이 김창호

등록 2018.10.15 21:52 / 수정 2018.10.1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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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 사업가가 홍보 이벤트 삼아 히말라야 정복에 나섭니다. 인력과 장비를 요란하게 동원하지요 하지만 그는 산 앞에서 겸손하지 않았고, 산악 전문가가 경고하지요. "사람들 목숨을 좌우할 사람이 누굽니까. 신(神)을 상대할 사람 말입니다" 백만장자 일행은 결국 폭풍과 눈사태를 만나 그 대가를 치릅니다.

영화 '버티컬 리미트'처럼 요즘 히말라야에서는 누구든 돈만 내면 대행사가 장비 운반까지 완벽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오로지 등정 기록을 남기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사람들을 가리켜 '피크 헌터', '정상 사냥꾼'이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김창호는 외국에서 더 유명한 산사나이였습니다. 산소통 없이 히말라야 8천미터 이상 열네 봉우리를 세계 최단 기간에 정복했습니다.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오를 때는 벵골만에서 출발해, 카약과 자전거,그리고 발로만 1200킬로미터를 움직여 베이스캠프까지 갔습니다. 해발 영 미터에서 정상 8848미터까지 무동력, 무산소로 올랐습니다. "세상과 자신은 속여도 산은 속일 수 없다. 공정한 게임을 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공부하는 산악인이었습니다. 서른 한살 때부터 7년 동안 1700일에 걸쳐 혼자 히말라야를 탐사해 속속들이 파악했습니다. 발로 쌓은 정보들은 세계적 등반기록을 이뤄낸 바탕이 됐습니다. 그는 끝없는 개척자였습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 루트, '코리언 웨이(Korean Way)'를 찾아내오다 엊그제 대자연 앞에서 도전을 멈췄습니다.

그는 대장이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형님이자 리더였습니다. 작고 단단한 몸집에 뿔테 안경 속 눈빛이 형형했지만 늘 대원과 후배를 자상하게 챙겼습니다. 그는 명성에 눈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산악계에서는 최고의 정통 산악인으로 꼽아온 지 오래입니다.

김창호 대장이 대원들과 함께 모레 돌아옵니다. 몸은 영원한 잠에 들었어도, 빛나는 정신들은 히말라야의 별로 떠 있을 겁니다.

10월 15일 앵커의 시선은 '산 사나이 김창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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