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CSI] "고수익은커녕 손실만"…분양형 호텔은 '투자자 무덤'?

등록 2018.12.24 21:29 / 수정 2018.12.2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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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처럼, 객실을 분양받아 임대 수익을 올리는 걸 분양형 호텔이라고 하는데, 최근 몇년새 우후죽순 생겼습니다. 연 8~9%대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지만, 상당수가 고수익은커녕 손실만 보고 있습니다.

김하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명동의 한 분양형호텔, 여성이 객실을 점거한 채 경찰과 실랑이를 벌입니다.

"일어나시라고요."

호텔 측이 약속한 7% 수익금을 주지 않자 투자자 70여명이 호텔을 운영권을 접수하겠다며 행동에 나선 겁니다.

A 분양형 호텔 피해자
"처음에 광고할 때 연금같이 받아라… 한 번도 지켜진 적 없어요."

경기도의 또다른 분양형 호텔도 시행사가 약속한 8% 수익금을 주지 않자 투자자와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B 호텔 운영사(피해자들과 대화내용)
"(약속이 아니라 계약이에요, 계약.) 계약도 못 지킬 수 있어요. 계약 다 지키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어요?"

B 호텔 투자자
"들어와야 할 돈은 안 들어오고 계속 대출이자는 나가고 있으니까 미치는 거죠."

전국 곳곳의 분양형 호텔이 투자자와 마찰합니다. 분양형 호텔은 시행사가 투자자를 모아 호텔을 지은 뒤 아파트처럼 객실을 분양합니다. 호텔 운영은 위탁업체에 맡기고 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수익형 부동산입니다.

중국 관광객이 몰리자 2012년 정부가 숙박시설을 확충하려고 호텔 객실을 분양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면서 곳곳에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이후 국내 호텔 수가 급증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사드와 메르스 같은 돌발변수까지 발생해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A 분양형 호텔 관계자
"천재지변 같은 것 아닙니까. 7% 이상 수익이 나면 예전에 7% 못 준 부분에 대한 것은 또 줄 거예요."

더 큰 문제는 대부분 분양형 호텔이 수익 보장형처럼 광고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계약 이행을 안하는 시행사와 운영사가 속출하고, (이 때문에) 전국에 영업신고를 한 분양형 호텔 151곳 가운데 24곳이 법적 분쟁을 하고 있습니다. 6곳 중 1곳이 소송 중인 셈입니다.

계약서엔 교묘한 면책 조항을 넣어 투자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주도의 한 분양형 호텔은 시행사와 위탁운영사 간 분쟁으로 문을 열지도 못했습니다.

지금 토요일 오후 6시가 넘었는데요, 한창 영업을 할 시간이지만 이렇게 불이 다 꺼져있습니다. 확정 수익은커녕 이자에 소송 비용까지 손실은 커지는 상황.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확정 수익률 등 과장광고를 한 분양형 호텔 13곳에 시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분양형 호텔들은 여전히 새로운 투자자를 유혹하고..

D 분양형 호텔 모델하우스
"건국 이래 개발 호재가 제일 많은 곳이 00이에요. 오시자마자 하라는 건 좀 그렇지만 그래도 (투자) 하세요."

상당수 분양형 호텔은 '투자자의 무덤'이라고 불립니다. 피해자가 늘면서 분양형 호텔 표준계약서 도입 등 정부가 보다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호텔 측이) 수익을 낸다고 하더라도 '적자를 봤다'고 하고 수익을 돌려주지 않아도 법적 대항력이 어렵습니다. 관리를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만들어야 된다.."

투자자는 높은 수익률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운영사 자금력과 계약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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