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전체

[CSI] "가위 없이 못 꺼내는 가위"…분노유발 플라스틱 포장

  • 등록: 2019.01.14 21:48

  • 수정: 2019.01.14 22:56

[앵커]
대형마트에 가면,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상품이 많습니다. 업체들은 안에 든 제품이 잘 보이고, 제품 훼손도 적어 이 포장을 쓴다는데 이 포장을 뜯을 땐 어떠셨는지요? 맨손으로는 어림도 없고 뜯다보면 손을 다치기도 하지요.

장혁수 기자가 플라스틱 포장의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대형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플라스틱 포장 제품. 그런데 물건을 구매해 사용하려면 한바탕 씨름을 해야합니다.

임영선 / 인천 계양구
"정확히 뜯는 데가 어디인지 모르겠고요."

이영옥 / 서울 충정로
"가위로 썰어야 돼, 집에서. (가위로 잘 들어요?) 안들어요. 이거"

전자제품과 주방용품, 운동기구는 물론, 어린이 장난감까지 플라스틱으로 포장돼 있는데, 플라스틱을 가열하고 압착한 이런 포장은 힘센 어른도 뜯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 상품을 꺼내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실험해봤습니다.

강인한 / 서울 상암동
"뜯는 곳이 없어가지고, 뜯기 힘든 것 같아요."

이길영 / 서울 성산동
"정말 이거 소비자 고발해야겠다."

배수경 / 서울 진관동
"뜯으라고요? 이건 뜯을 수가 없어요. 가위가 있어야 돼요.(가위를 드릴게요) 가위를 샀는데 다시 뜯는데 또 가위가 필요하다는 게 참 웃기네요."

이같은 소비자 불편에도 플라스틱으로 포장하는 이유는 뭘까.

업체 관계자
"(눈으로) 확인 가능하게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상품 훼손이나 이런 걸 방지하려고 플라스틱으로 포장이 되었다고 해요."

마트 관계자
"판매하는 계산대에서 떨어뜨려 가지고 파손이라든가 지저분하게 되면 서로가 얼굴 붉히는 상황이 될 수도…."

포장이 너무 견고해 소비자가 다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유형선 / 서울 화곡동
"잘라내고 이게…아, 아파. 찔렸어. (찔렸어요?)네."

안석호 / 기자
"잘 잘라지네, 대단히 위험하네."

장혁수 / 기자
"오이 같은 경우는 이렇게 앞뒤로 왔다갔다 몇 번만 하면 힘들이지 않고도 잘립니다. 아까 소시지나 오이처럼 잘 들어가진 않지만 껍질 부분은 잘 잘리네요. 플라스틱이 얼마나 날카롭고 딱딱한지를 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포장을 뜯을 때 소비자들이 그만큼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뜻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외국의 한 조사 결과, 플라스틱 포장을 뜯는데 89%가 가위, 74%는 칼을 사용하고 면도날을 쓰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포장을 뜯을 때는 다양한 도구가 이용되는데요. 영국의 한 일간지에서는 포장을 뜯을 때, 10명 중 4명꼴로 상처를 입는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플라스틱 포장을 뜯기 위한 전용 제품이 생산되고, 인터넷에는 포장을 쉽게 뜯는 방법까지 공유되는 상황. 결국 업체가 상품 유통-관리에 편하려고 소비자가 불편과 위험을 떠안는 셈인데...

김재능 교수 / 연세대 패키징학과
"제조자 책임법, PL법에 의해서 모든 제조자가 이것으로 인해서 쓰거나 사용하는데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책임을 져야 합니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이용하기 쉽게 한 포장도 나오고 있지만, 과잉포장과 재활용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습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다른 이물질이 부착되지 않게 깨끗하게 제거하고 분리배출을 하라고 되어있는데 소비자들이 그것들을 일일이 떼지 않고, 비용도 더 많이 발생하게 되고 쓰레기도 더 많이…."

무분별한 플라스틱 포장, 줄일 수는 없는 걸까요?

김서영 / 인천 중구
"다른 포장 방법을 고려해야되지 않나."

권다예 / 서울 망원동
"밖에서 필요한 물품 살 때는 (플라스틱 포장 제품을)못 사죠. 왜냐하면 가위를 또 사야 되니까…."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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