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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동욱 앵커의 시선] #우리 아버지는…

등록 2019.04.09 21:44 / 수정 2019.04.0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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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수씨는 필기시험 성적이 괜찮고 다 좋은데…"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이름 덕수는 윤제균 감독의 아버지 성함입니다. 윤 감독은 아버지를 여읜 뒤 아버지 살아계실 때 고맙다는 말씀 한번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 함자를 주인공에게 붙였다고 합니다. 그렇듯 '국제시장'은 아버지 세대에 올리는 큰절입니다. 흥남부두에서 국제시장으로, 서독 탄광에서 베트남 정글로… 혹독한 현대사를 몸뚱이 하나로 살아냈던 아버지들께 바치는 헌사입니다.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모든 자식들에게, 악한 아버지란 없습니다. 지난주부터 SNS에 이렇게 해시태그를 붙여 '우리 아버지는' 이라는 글 수백 건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손혜원 의원이 SNS에 던진 질문 "니들 아버지는 그때 뭐하셨지?"에 대한 대답입니다. 손 의원은 아버지의 독립유공자 선정과정에 의혹을 제기한 야당을 겨냥한 것이라고 했지만, 많은 분들이 자기가 모욕받은 기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글들은 영화 속 윤덕수 같은 행로를 걸었던 아버지를 기립니다. 아버지가 나라와 가족에 헌신했고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역사에 죄를 짓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세상을 온전하게 지탱하는 것은, 삿대질하고 막말하고 남의 가슴에 못 박는 정치인들이 아니라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들입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하루를 열고 일과를 시작해야 세상도 제대로 돌아갑니다.

김현승 시인의 시 한 구절 더 읽어 봅니다.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아버지는 자기가 영웅이 되는 것보다 자식이 잘되는 것이 더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버지는 삶의 등대입니다. 영웅은 아닐지 몰라도 모든 자식의 영웅입니다.

4월 9일 앵커의 시선은 '#우리 아버지는…'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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