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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후 Talk] 윤중천-김학의 성로비 사건 피해 여성, 그들은 누구인가

등록 2019.04.11 08:01 / 수정 2019.04.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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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다시 쓰는 윤중천-김학의 성로비 취재 수첩(1)]


김학의 별장 성범죄 사건에서는 많은 피해 여성들이 등장합니다. 그러다보니 독자나 시청자들은 도대체 누가 누구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김학의 전 차관이 자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을 무고로 고소했는데, 언론들조차 이 여성이 누구인지 헷갈리고 있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좀 더 파악해 보는 차원에서 여성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적어보겠습니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피해를 호소하지만 실명이나 성(성)이 나가면 오히려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A,B,C순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여성사업가 A씨(윤중천씨에게 피해 주장)

이 여성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이후 자포자기 심정에서 윤 씨를 의지하고 8개월동안(2012년~2013년) 지냈다고 하는 여성입니다.(전 남편과 헤어진 후 마사지샵 주인의 소개로 윤중천씨를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검찰은 윤중천의 내연녀내지는 동거 생활을 했다고 판단합니다.) 

윤 씨에게 20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려줬지만 받지 못했습니다. 2012년 11월경에는 윤중천씨를 서초경찰서에 강간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해결사 박 모 씨 측에게 부탁해 윤 씨가 몰던 자신의 사업체 명의 차를 가져와 달라고 했는데, 그 차안에 문제의 '김학의 별장 성접대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씨의 수하에 있던 또 다른 박씨가 이 동영상을 모니터로 보다가 찍어서 이 여성에게 보내게 됩니다. 그것이 흐릿한 영상의 '김학의 별장 동영상'입니다. 이 여성은 이 동영상을 2013년 3월 초중순경에 경찰청 범죄정보과에 넘겼고, 이로써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이 수면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은 김학의 전 차관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습니다. 김 전 차관에게 피해를 본 것도 없습니다. 다만 우연찮게 동영상을 받게 됐는데, 그걸 보는 순간 바로 김학의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왜냐면 윤중천씨로부터 수도 없이 그 동영상의 장면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윤씨 부인은 이 여성을 윤 씨와의 간통으로 고소했고, 윤 씨의 측근은 이 여성이 별장에 동생 명의로 근저당을 설정한 것을 문제삼아 배임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결국 A씨는 윤 씨로부터 13억 원을 받기로 하고 A씨가 윤 씨를 상대로 제기했던 강간과 사기, 명예훼손, 협박 등의 고소를 취하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윤 씨측도 배임과 간통의 고소를 취하합니다. 이로써 윤씨는 중형을 피하고 집행유예를 받게 됩니다.

A씨는 합의를 한 이유에 대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합의를 하지 않으면 배임으로 기소할 수밖에 없다'며 종용했다고 하고, 그 시기에 검사 출신 변호사가 '윤씨가 돈을 준다고 한다. 돈을 받는 게 목적이 아니냐. 살 사람이 줄을 섰다고 한다'면서 합의를 하자고 해서 합의를 했다고 합니다. 검찰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별장은 경매로 넘어갔고, A씨는 경매 배당금의 아주 일부인 1,300만원을 받았을 뿐입니다. 경매로 넘어간 이 별장의 일부를 윤중천씨가 친인척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A씨는 현재는 모든 것을 잃고 지방에서 이름을 바꾼 채 자녀와 지내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연락을 끊고 모임에도 나오지 말라는 말을 들으며 자신이 꽃뱀 취급당한 것에 대한 울분을 가지고….

최근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이 여성에 대해 무고 수사를 권고했습니다. 윤 씨 부부가 이 여성을 간통으로 무고하자, 이 여성도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는데도 성폭행을 당했다며 무고했다는 것이 진상조사단의 판단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따로 쓰겠습니다.)

또 최근 김학의 전 차관은 여성 C씨를 무고로 고소하면서 그 배후로 불상의 여성을 지목했는데, 이 여성을 지목한 듯 합니다.


■B씨(윤중천-김학의 전 차관에게 피해 주장)

B씨는 바로 김학의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여성입니다. 이 여성은 2013년 검찰이 김학의 전 차관과 윤중천씨의 특수 강간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자 자신이 동영상속 여성이라며 김 전 차관과 윤 씨를 재고소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다시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이 여성도 윤중천씨에게 최초에 성폭행 당하고 동영상으로 협박을 당했다고 합니다. 김 전 차관에게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학의 전 차관은 이 여성은 무고로 고소하지 않았습니다. 김 전 차관이 A씨와 C씨를 무고로 엮으려 하는 것 같은데, 과연 B씨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건설업자 윤중천 씨 / 조선일보DB


■미술 전공한 C씨 (윤중천-김학의 전 차관에게 피해 주장)


C씨는 최근 김학의 전 차관이 무고로 고소한 여성입니다. 이 여성이 윤중천씨와 가장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여성도 최초에는 윤중천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회유와 협박을 과정을 거쳐 윤 씨와 애매한 관계가 됐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김 전 차관에게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입니다.

검찰은 이 여성이 윤 씨에게 돈 많은 사람들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거나 친인척이 윤 씨의 운전 기사로 일했다는 것들을 들어 성폭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C씨는 2012년 말경 A씨가 윤중천씨를 서초경찰서에 고소할 즈음에 역시 윤중천씨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돈을 떼였다며 고소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3월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수사할 때 김 전 차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여성은 A씨와는 2013년 김학의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 전에도 알고 지내던 관계였지만, B씨와는 모르는 관계라고 했습니다.


■C씨의 친구 D씨(윤중천-김학의 전 차관에게 피해 주장)

이 여성은 C씨의 친구인 D씨입니다. 이 여성도 김학의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던 여성입니다.


■서로 모르는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

결국 김학의 전 차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성접대 강요를 당했다고 한 여성은 B,C,D 3명입니다. A씨는 김 전 차관과는 관련이 없고 윤중천씨에게 피해를 봤다고 한 여성입니다.

검찰은 이 여성들을 성범죄 피해자라고 보지 않았습니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뒤에도 윤씨의 별장을 드나들고, 용돈을 받는 등 행적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서로 알지 못하는 여성들인데도 윤씨에게 처음 성폭행을 당하고 동영상으로 협박당했다는 공통점에 집중했습니다. 그 이후 행적에서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던 것은 맞으나 그렇다고 여성들이 주장하는 윤씨의 최초 성폭행이 범죄가 아닌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었습니다.

부부간에도 강간이 성립되는 세상입니다. 그것이 지금뿐 아니라 김학의 별장 동영상이 문제가 됐던 2013년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매매 여성도 강간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해당 여성들을 여전히 속칭 '꽃뱀'이라거나 왜 그 멀리 원주에 갔냐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여성들은 왜 윤중천씨와 김 전 차관을 그렇게도 강하게 비판하면서 6년이 지난 세월까지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을까요?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자신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 하나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것도 거대 권력인 검찰 고위층과 맞서면서까지요. / 안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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