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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동욱 앵커의 시선] 미중 무역전쟁과 한국 기업

등록 2019.06.10 21:48 / 수정 2019.06.1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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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왕실과 사직의 앞날을 오랑캐들 손에 넘기겠소?"

"전하, 만백성과 함께 죽음을 각오하지 마시옵소서…"

영화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때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 끼여 기로에 선 조선의 처지를 그렸습니다.

공교롭게 재작년 중국의 사드 보복 막바지에 개봉됐지요. 한 달 뒤 한-중이 사드 사태를 봉합하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남한산성'을 거론했습니다.

명나라 청나라에 미국 중국을 대입해보면 이 영화가 한국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유를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한국을 굴복시킨 3단계 전략을 '개집 방식'에 비유했습니다.

'1. 상대가 마음에 안 들면 괴롭힌다. 2. 개집에 가둬 벌을 준다. 3. 웬만큼 처벌했다 싶으면 꺼내준 뒤 상대가 고마워하기를 바란다'는 겁니다.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의 글로벌 IT기업들을 불러 미국의 중국 압박에 협조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쪽에 가담하면 끔찍한 결과에 직면하고 응징 당할 것"이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합니다.

미국은 미국대로 주한 대사를 앞세워 우리 기업들에게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끊으라고 압박했습니다.

이미 중국의 사드 보복을 경험한 우리 기업들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경고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 "지금은 말씀 드릴 게 없다"며 말조심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진퇴양난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입니다.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현실을 모르지 않지만, 그럴수록 기업들에겐 정부의 물밑 외교력이 절실하게 아쉽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무역전쟁을 넘어 세계 패권경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신냉전시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어느 때보다 심하게 요동칠 수밖에 없습니다.

화웨이 사태에서 국가가 울타리가 돼주지 못한다면 앞으로 더 힘든 선택들을 강요받을 때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6월 10일 앵커의 시선은 '미중 무역전쟁과 한국 기업'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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