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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임기·이어폰 샀다"·"쉿! 들킬라"…용돈 같은 청년수당

등록 2019.07.17 21:34 / 수정 2019.07.1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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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계속해서 청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추가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취업 청년이 154만명으로 12년 만에 최고로 집계되는 등 청년들이 체감하는 고용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청년 실업자에게 월 50만원씩 '청년수당'을 지원하고 있는데 주점 등 유흥 업종에서의 사용만 제한되다보니까, 일부 수혜자는 이 돈을 게임기 구매나 엉뚱한데 사용하고 있어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장혁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가 19~34세 저소득 청년에게 매달 50만원씩 지급하는 서울시 청년수당 정보공유 단체 대화방입니다.

내용을 들여다 보니, 해외 사이트에서 휴대용 게임을 결제하고... 20만원이 넘는 무선이어폰을 샀다는 자랑이 올라옵니다.

'구직 활동 촉진'이란 청년수당 취지에 맞지 않는데 이를 의식한 듯 서로 입단속도 하고, 문제 될 메시지는 가렸습니다. 이런 사실은 수혜자들 사이에 공공연한 비밀.

A 씨 / 청년수당 수령자
"게임기 샀다는 사람도 있고, 관리가 좀 더 돼야하지 않나. 소명하는 것도 랜덤(무작위)이라고 하는데 그게 좀 부실한 면이."

정부가 역시 월 50만원씩 지급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에서도 이상한 구매가 드러납니다.

30만원 이상 결제시 구직활동 연관성을 소명해야 하는데 '스트레스 해소용'이라며 게임기, 가족이 함께 쓸 고가 의자를 구매하고, 해외 영업사원이 되려고 문신을 제거했다고 적어놨습니다.

어떻게든 '구직 활동'을 갖다 붙이면 되는데, 그나마 30만원 이하 사용은 구직 연관성을 따지지도 않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분 청년구직활동지원금 60억원 가운데 10%도 안 되는 5억원만 구직 연관성을 확인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용처를 일일이 따지기엔 인력도 부족하고, 일각에서는 기본소득 개념인 청년수당을 꼭 구직 활동에만 써야 하냐며 갑론을박도 벌어집니다.

하지만 연간 3800억 원의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만큼 구직 능력 향상과 지원이라는 원래 취지를 더 살려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신동면 /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현금지원은) 목적대로 쓰는지 관리 감독하기가 어렵습니다. 쓸 수 있는 용처를 제한하는 겁니다. 그 방식이 바우처 방식이란 겁니다. 직업 훈련에 쓴다든지 교재살 때 쓴다든지"

청년수당이 꼭 필요한 수혜 대상자 사이에선 보다 철저한 관리 감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A 씨 / 청년수당 수령자
"그렇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선 관리를 해야 이 좋은 사업이 나중에 좀 더 지속이 되지 않을까…."

TV조선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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