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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동욱 앵커의 시선] 조국의 민낯, 유시민의 민낯

등록 2019.09.26 21:46 / 수정 2019.09.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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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유시민씨가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처음 국회에 등원했을 때 일입니다. 그가 의원 선서를 하러 본회의장 단상에 오르는 순간, 의석이 술렁였습니다. 흰 면바지에 깃이 없는 면 티셔츠를 받쳐 입은 옷차림 때문이었습니다. 여야 가리지 않고 "국민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고함이 터져 나왔고, 선서는 연기됐습니다.

그는 이튿날 다시 열린 선서식에는 정장을 하고 나와 선서를 마쳤습니다. 백바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은 그 뒤로 '예의 없음'을 상징하는 단어처럼 쓰이게 됐지요. 2005년 같은 당 김영춘 의원이 유시민씨에 대해 한 말 역시 두고두고 화제가 됐습니다.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싹수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 유씨는 이 말을 듣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나를 바꾸려고 노력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말은 또 어떻습니까? "제가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려고요. 진보 어용 지식인이요" 유씨가 문재인 정부 출범에 맞춰 했던 말입니다. 그는 올 들어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면서도 이 다짐을 새롭게 했습니다.

그러더니 조국 사태 이후 여러 차례 진보로도, 지식인으로도 볼 수 없는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검찰은 가족을 인질로 잡고 있는 저질 악당이고, 언론은 조국을 시기하는 집단이고, 조국을 부적격자라고 하는 목소리는 다 헛소리라고 했습니다. 급기야는 조 장관 부인이 학교 컴퓨터를 가져 간 것이 "검찰이 장난칠 경우에 대비해서 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이 '증거 보전'을 위해 컴퓨터를 가져갔다는 궤변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 말을 두고 전문가는 물론 이고 보통의 국민들도 그저 혀를 찰 뿐입니다. 

유시민씨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에서 진보의 이론가로, 장관까지 지낸 인물입니다. 말을 너무 직선적으로 하기는 했어도 그 말이 옳은 말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많았던 탓에 지금까지 왕성하게 작가, 방송활동도 해 왔습니다. 그야말로 진보의 셀럽이었습니다. 하지만 "옳은 얘기를 너무 싹수없이 한다"는 그에 대한 평가가 이제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싹수없이 한다"로 바뀌지는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9월 26일 앵커의 시선은 '조국의 민낯, 유시민의 민낯'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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