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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장추적] 발전소 인근 마을 '검은 먼지'…"도저히 못 참겠다"

등록 2019.10.23 21:36 / 수정 2019.10.2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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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시는 사진은, 한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가 배출되는 모습입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발전소 굴뚝에서 수시로 솟구치는 이 연기가 대기를 오염시킬 뿐 아니라 주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발전소 인근 마을엔 정체 모를 검은 먼지가 쌓여있었는데요.

오염 물질의 정체는 무엇인지, 주민 건강에 어떤 위협을 주고 있는지, 현장 추적, 차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삼척의 한 마을. 식당에 모인 주민들이 정체불명의 먼지로 불편을 토로합니다.

"석탄 가루 이거, (하루 만에 이렇게 쌓이는 거예요?) 예. 하루 만에"
"(헉! 여기 이렇게 나와요) 이거는 이틀됐어"

이웃도 피해를 호소합니다.

호산리 주민
"이걸 먹고 사니 우리가 안 아프겠나? 나 목도 아파 죽겠다."

주민들은 인근 화력 발전소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현장음
"컨베이어 벨트에서 (석탄)이 오면서 그 위에서 분진이 일어나고…"

소음도 심각한 수준. 발전소 앞에서는 지금도 쇳소리 비슷한 소리가 계속 나고 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3년 전 발전소가 생긴 뒤 농사도 제대로 안된다고 호소합니다.

임문길 / 강원 삼척시
"2,000평 되는 땅에 수확 하나 못 하고 그냥 내버렸으니…"

경남 하동발전소 인근 마을 형편도 비슷합니다.

"걸레 금방 닦은 거야. (언제?) 금방 닦은 거다, 금방"

유리창은 안쪽을 닦았는데도 시커멓게 묻어납니다.

"저걸 흙이라 할 수 없거든…"

오른쪽으로 보이는 마을에서 불과 100여 미터의 논 하나를 두고 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입니다.

박인순 / 경남 하동군
"빗물에 씻겨나가는 물이 새카맣고, 못 살아요. (옛날에는?) 그런 게 없었지!"

발전소 인근 마을에 쌓이는 검은 먼지의 정체는 무엇일까? 현장 먼지를 채취해 서울 실내 먼지와 함께 성분을 분석해봤습니다.

서울 먼지는 실리콘과 산소, 구리, 탄소 등이 검출됐고, 발전소는 산소와 황, 탄소 등이 나왔습니다.

문제는 폐로 흡입되면 진폐증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탄소 함유량. 서울 먼지가 10%인 반면, 발전소는 63%로 분석돼 사실상 석탄 가루 수준이었습니다.

강상욱 / 상명대학교 화학과 교수
"탄소 함유량을 보아서 이것은 탄소(석탄) 가루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이뤄진 주민건강영향 조사결과 , 하동발전소 인근 남성 주민 폐암 발생률은 전국 평균의 1.7배에 달했습니다.

하동군 주민
"발전소가 들어오고 나서 우리 마을에 환자들이…특히나 호흡기 기관지 환자들이…"

주민들은 발전소 측에 유해물질 저감과 함께 이주 지원 등 대책을 요구하지만 논의는 제자리걸음입니다.

남부 발전 관계자
"피해에 따른 보상 부분이 있었는데, 그거는 현재 진행 중이거든요."

관할 지자체는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상황.

하동군 관계자
"연차별 계속 자료 축적해가지고 저희들이 대정부 질의라든지…"

국내 석탄 소비량은 세계 5위, 1인당 소비량은 연간 2.4t으로 세계 2위입니다. 여전히 전국엔 화력발전소 60기가 가동되고, 13기가 새로 건설 중입니다.

강춘근 / 경남 하동군
"환자분들이 너무 많아요. 정밀하게 검사를 해줬으면 싶습니다. 진짜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TV조선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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