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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선샤인 손흥민

등록 2019.11.07 21:46 / 수정 2019.11.0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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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샴푸로 머리를 감고, 면도하고 나서, 삼계탕 한 그릇을 비웁니다. 운동을 하고 돌아와, 진통 소염제를 바르고, 5G 게임을 즐깁니다. 시계를 차고, 모바일 뱅킹을 한 뒤, 아이스크림을 먹고, 기분이 좋아 춤을 춥니다. 광고를 이어 붙여 엮어본 '손흥민의 하루' 입니다. 광고가 몰리는 것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이런 광고도 있었습니다. 축구 꿈나무 어린이를 영상으로 만나 다독여 줍니다.

"축구를 정말 즐기면서 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어…"

하지만 그가 일곱 살 때부터 배운 축구는 그리 즐겁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슈팅 천 개, 줄넘기 2단 뛰기 천 번을 하며 아버지로부터 여섯 시간씩 호된 훈련을 받았습니다. 프로축구 선수였던 아버지는 아킬레스건을 다쳐 스물여덟에 축구장을 떠났습니다. 막노동판을 다니며 가족을 부양하다 아들의 재능을 발견했지만 열다섯 살이 되도록 축구부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우리 학교축구는 이기는 요령만 가르치느라 기본기를 소홀히 한다며 오른발 왼발 헤딩까지 다양한 슛을 수도 없이 시켰습니다. 하도 호통을 쳐대는 그를 보고 사람들이 "선수를 너무 학대한다"고 해서 아들 등에 '얘는 내 아들' 이라고 써붙이고 싶었다고 합니다. 세계 축구계가 놀라는 손흥민의 탁월한 양발 축구가 그렇게 다져졌습니다.

손흥민은 '제2의 차붐'으로 불렸습니다. 스스로도 "하늘 같은 차범근 감독님을 언젠가 꼭 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망을 이뤘습니다. 영국 언론이 붙여준 별명 '손샤인'처럼 눈부신 햇살을 뿌리는 한국 축구의 태양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를 키운 것은 축구 실력이지만 그가 두루 사랑 받는 것은 사람됨입니다. 늘 성실하고 나보다 남부터 챙기는 진심입니다. 엊그제 깊은 태클로 퇴장 당하면서 눈물 흘리는 그를 상대팀이 위로하는 장면에서 그의 인간적 면모가 빛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에겐 아버지라는 스승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볼을 잘 차도 상대를 존중할 줄 모르면…"

세상의 모든 자식은 못 다한 아버지의 꿈입니다.

"감사하면서 겸손하게 살 수밖에 없어요. 흥민이가 행복해 하니까…"

11월 7일 앵커의 시선은 '선샤인 손흥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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