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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CSI] 수원지 같은데…3배나 비싼 생수, 뭐가 다르길래?

등록 2019.11.25 21:38 / 수정 2019.11.2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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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먹는 물, 생수 시장 성장세가 뚜렷합니다. 2012년 5천억 대이던 규모는 지난해 8천억 대 내년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렇게 수요가 있다보니, 현재 국내엔 200여개 브랜드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같은 수원지, 같은 공장에서 만든 생수인데도 어떤 상표를 달고 있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두 배 이상 나기도 합니다.

태생은 같은데 왜 가격 차이가 나는지, 소비자탐사대 김하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형마트 생수 코너, 다양한 생수가 고객을 유혹합니다. 여러 상표 생수들의 가격 편차가 적지 않은데 2L 6개 들이 가격이 1780원에서 5880원까지. 세 배 이상 차이납니다.

바로 옆에 있는데 생수 가격이 3배가 차이나네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같은 지역, 같은 수원지에서 나온 생수, 용량도 똑같은데 가격이 서로 다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돌며 수원지가 같은 생수를 확인했더니 상표가 다른 생수 5개가 경기도 연천군의 한 수원지였고, 3개가 경기도 포천시 수원지, 강원도 평창군과 충남 천안 주소지에도 각 2개씩 생수 수원지가 겹쳤습니다.

같은 수원지 생수는 용기 모양과 뚜껑까지 똑같아 언뜻보면 동일 제품 같지만 상표와 가격이 다릅니다.

21종 생수 중 14종이 수원지가 겹쳤는데 가격은 최대 3배 차이가 났습니다.

생수 3개 수원지가 겹친 경기도 포천의 주소지를 찾아가 봤습니다. 서로 다른 상표를 단 생수 차량이 드나듭니다.

제 뒤로 보이는 이 생수공장은 인근의 한 수원지에서 물을 가져오는데요, 생산하는 생수 종류는 각기 다른 브랜드 세 종류입니다.

생수 공장 관계자
"(여기서 나오는 생수 브랜드가 여러 개예요?) 다른 데 것 OEM(주문자 생산)해서 만들고 있거든요. (업체) A, B,C 이렇게 나와요."

차로 30분 떨어진 다른 생수 공장을 가 봤더니, 이곳에서 생산하는 생수가 8종 진열돼 있습니다.

같은 수원지, 한 공장인데 비싼 생수는 물이 다른 걸까?

생수 공장 관계자
"(같은 수원지면 똑같은 물이에요?) 네네. (그럼 성분은?) 같죠."

생수병 성분 표시에도 같은 수원지면 미네랄 등 함유량도 동일했습니다.

생수 업체 관계자
"판매관리비, 마케팅비 이런 부분이 00 제품에는 거의 들지 않고요. 상표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영업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하잖아요."

소비자들은 속은 기분입니다.

김요나 / 인천광역시 계양구 임학동
"(수원지 같은 것 아셨나요?) 아뇨 몰랐어요. 라벨만 다른 똑같은 물처럼 보여요. 모르고 샀다면 억울했을 것 같아요."

국내 생수 업체는 61곳, 상표는 300개에 달합니다.

생수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원지와 수질보다 상표와 인지도 중심으로 판촉이 이뤄지면서 상당수 생수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강정화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위원장
"회사의 판매 정책일 수도 있거든요. 보통 (소비자들이) 브랜드 이름을 보아서 소바자들의 그런 면을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비싸다고 다 좋은 물이 아닌 셈.

배형근 / 워터소믈리에협회장
"안전한 수원지에서 취수가 됐는지, 유통기한이 짧게 되어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점점 커지는 생수시장, 상표와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좋은 수원지와 가격을 따지는 현명한 소비가 중요합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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