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CSI] "테이프가 환경오염"…고객은 못쓰고 마트직원은 '마음껏'

등록 2020.02.18 21:37 / 수정 2020.02.1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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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부터 바뀐 것 중 하나가 대형마트에서 포장용 테이프가 사라진 것이죠. 환경 오염물질 줄이자는 취지인데, 잘 지켜지고 있나, 저희 취재진이 확인을 해보니, 예상 외로 일부 마트 직원이 문제였습니다. 판매를 위해 상품에 테이프를 칭칭 감는 게 예사였습니다.

소비자탐사대, 김하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테이프와 노끈이 사라진 대형마트 자율포장대,

"(테이프) 없대요, 그럼 뭘로 포장을 해?"

테이프를 사 붙이고..

"테이프 사셔야 돼. 그럼 어떻게 해 붙여야 하는데"

장바구니도 구매합니다.

이학재 / 서울 수색동
"(장바구니) 비닐봉지 사갖고 와야 하니까 이중으로 불편해요."

환경부가 1월부터 대형마트 포장대에서 테이프와 끈을 없애면서 벌어지는 소동입니다.

대형마트 3사의 플라스틱 소재 테이프와 끈 사용량은 연간 658톤. 테이프가 붙은 종이상자는 재활용도 불가능하자 정부가 내린 조치입니다.

테이프 사용이 줄었는지 마트를 돌며 확인해봤습니다. 그런데.... 직원들이 테이프 붙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하나 더' 상품은 물론, 과일과 참치캔, 휴지, 유제품까지.. 수 많은 상품이 테이프로 묶였습니다. 여러 번 둘둘 감기도 예사.

"(혹시 테이프는 뗄 순 없는 거예요?) 왜요, 고객님? (집에 가면 다 떼야하고 불편해서.) 그럼 어떻게 한 번만 감아드려요?"

제가 방금 마트에서 구매한 제품들인데요, 테이프가 너무 많이 붙여져 있어서 테이프만으로 종이상자를 포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제품 하나로 테이프 붙이는데 성공했습니다. 테이프를 소비자는 못 쓰게 하고 마트 직원은 펑펑 쓰는 건데...

직원들이 테이프를 얼마나 쓰는지 취재진이 장을 본 뒤 살펴봤습니다.

6개 제품, 5만원어치 제품에 붙어있는 테이프를 떼어서 이어봤습니다. 무려 7m가 넘는 길이의 테이프가 나왔습니다.

소비자가 포장할 때 필요한 테이프는 1m 남짓. 상품 대여섯 개만 사도 마트 측이 예닐곱 배 많은 테이프를 소비하는 겁니다.

김미화 /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마트) 안에서는 저렇게 엄청난 테이프와 노끈을 사용하는데 밖에서는 사용하지 못 한다... 이중적인 잣대잖아요."

택배 주문 시에도 테이프 등 포장이 과도하단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주요 배송업체 3곳에서 바나나와 계란 등 4가지 상품을 주문했더니...

종이박스와 비닐포장, 냉매 등 겹겹이 포장재는 물론, 테이프도 빠지지 않고 칭칭 감겨 있습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규모가 큰 온라인(업체)의 경우에는 그대로 놔두고 규모가 작은 오프라인(마트)의 경우에만 테이프를 규제한다는 것은 주먹구구식 행정이 아닌가."

지난 5년 동안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30% 증가했는데 전체 73%가 사업장에서 배출됐고 가정은 27%였습니다.

결국 대형마트 등 판매자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플라스틱 폐기물 줄이기는 요원하다는 분석입니다.

박순봉 / 서울 마포구 성산동
"(테이프) 안 된다고 하더니 (마트에선) 많이 쓰대. 다녀보면 담아주드만."

'환경오염 주범' 테이프 줄이기... 불편은 소비자의 몫일까요?

TV조선 김하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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