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동욱 앵커의 시선] 정치 팬덤의 명암

등록 2020.02.20 21:47 / 수정 2020.02.2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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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낙선 축하' 화환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2016년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에게 이런 '축 낙선' 화환이 배달됐습니다. '막말 선배 김용민'이 보냈다고 쓰여 있습니다. 그 이전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이 의원과 대결했다가 '막말 파문'으로 낙선했던 나꼼수 멤버 김용민씨입니다. 그때 김씨의 막말 기록들을 세상에 알렸던 이 의원이 낙선하자 화환을 보내 비아냥거린 겁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미국에) 풀어… 라이스(국무장관)는 아예 XX을 해서 죽이는 거예요…" 

막말이 전국의 민심을 뒤흔드는데도 김씨는 "걸레가 돼도 버틴다"고 했고, 민주당도 극성 지지자들에 밀려 공천을 취소하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은 누가 봐도 유리하다던 선거에서 참패했고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을 얻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안팎에서 8년 전 '김용민과 총선' 얘기가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조국을 비판했던 금태섭 의원 지역구에 "조국이 자랑스럽다"는 김남국 변호사가 출마를 강행하면서입니다. 민주당은 금 의원에 대한 '자객 공천'을 자처했던 정봉주 전 의원을 탈락시킨 뒤 이례적으로 추가 공모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당에 쓴소리를 해 온 금태섭 찍어내기라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열성적 친문 지지자들에게 또 다른 자객으로 소환된 사람이 친 조국 인사라는 데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묻어두고 싶었던 이름 조국이 되살아나 자칫하면 총선이 '조국 수호 대 반 조국'으로 치러지게 생긴 겁니다.

그런데도 강성 지지층 눈치를 살피는 상황이 '민주당만 빼고' 칼럼 사태를 빼닮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민주당 경선 때 경쟁자들에게 쏟아진 문자폭탄을 "경쟁을 흥미롭게 하는 양념"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아산 전통시장 상인이 무차별 공격을 받는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굳이 '지지층에 대한 경고'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민주당이 열성 지지자로 분류하는 온라인 당원은 권리당원 86만 여명 중 15%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힘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감정적으로 몰입하고 뭉치는 이른바 팬덤의 회오리바람이 지금은 대통령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 어디로 방향을 틀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2월 20일 앵커의 시선은 '정치 팬덤의 명암'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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