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동욱 앵커의 시선] 코로나 블루

등록 2020.02.28 21:51 / 수정 2020.02.2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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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우한 교민들이 전세기로 입국해 격리됐던 이천 국방어학원. 그날 밤늦게 부산에서 달려온 택시에서 할머니 한 분이 짐 가방을 들고 내렸습니다. 생업을 챙기느라 우한에 남은 아들을 대신해 며느리와 두 젖먹이 손녀를 돌보겠다고 나선 할머니였습니다. 당국은 할머니의 입소를 허락하고 4인실에서 함께 지내도록 배려했습니다.

네 가족은 그 뒤 보름을 무사히 보내고 어제 퇴소했습니다. 감염 걱정도 뿌리친 할머니의 사랑과 보살핌이 맺은 해피엔딩이었습니다. 우한에서는 어느 아버지의 애절한 가족 사랑이 심금을 울렸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쉰한 살 가장이 유서를 써놓고 집을 나서는 뒷모습이 이렇게 CCTV에 찍혔습니다.

그는 병원마다 만원이어서 병상을 구할 수 없게 되자 가족까지 감염되는 것을 막으려고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딸은 미국의 소리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가족을 위하느라 당신이 먹고 입는 것도 아까워하던 분이었다"고 했습니다.

대구에서 병상을 구하지 못한 채 집에서 대기하던 코로나 환자가 숨졌습니다. 우한처럼 병상과 의료진이 부족하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겁니다. 전국의 음압 병상은 천 개가 조금 넘는데 확진자는 2천명을 넘기며 계속 불어나고 있습니다. 특단의 대책이 시급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하루하루 감염의 두려움을 피부로 느끼며 마음의 바이러스를 앓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집에 틀어박혀 지내면서 무기력, 불안, 외로움과 고립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지요. 주변에 잠을 설친다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우울한 마음을 뜻하는 '블루'를 합쳐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내가 약해서 나만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버리고 가족, 친구와 마음을 터놓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의지처이고 가족 사랑이 치료제입니다.

전국에 봄비가 내립니다. 시인은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겠다"고 노래했습니다. 이 비가 모든 이의 마음속 어둠을 씻어내고 환한 햇빛 비쳐 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2월 28일 앵커의 시선은 '코로나 블루'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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