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장추적] '일제 충혼탑 재활용' 논란 호국영령탑…왜 안바꾸나

등록 2020.03.0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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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일절을 맞아, 일제 잔재들을 점검해봤습니다. 많이 청산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일제가 세운 탑과 기념비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상당수는 우리 호국영령을 기리는 기념비로 재활용됐다는 논란도 있는데요.

왜 새로 만들지 않는 건지... 현장 추적, 차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포항의 송도 해수욕장 입구. 6·25전쟁에서 희생된 국군장병을 기리는 충혼비가 서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6.25 참전 미국 해병대 전몰 용사 충혼비도 있습니다.

그런데 둘 다 일제가 만든 의혹이 있는 충혼비와 기념물을 재활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출판된 '포항지'에 따르면 일본은 3.1운동을 진압한 일본 재향군인회의 공을 기리며 비석을 세웠는데, 전몰 용사 충혼비가 이와 비슷하단 겁니다.

이상준 / 포항문화원 이사
"위에 이 뾰족한 부분을 날려버렸죠. 그대로 재활용을…"

국군 충혼비도 일제 강점기 포항 수탈에 앞장섰던 일본인 유력가의 동상 일부와 모양이 같습니다.

"아! 똑같네! 똑같네!"

이번엔 광주 송도공원. 호국영령 현충탑 옆에 또 다른 탑이 솟아있습니다. 일제가 조선인에게 일본인이 되길 강요하며 세운 '황국신민 서사탑'이라는데, 내용만 덧씌워진 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뒷면에 보시면 글씨가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뭔가로 덧칠을 해놨네요."

우리 현충비와 섞인 일제 기념비는 곳곳에 있습니다. 포항 구룡포 충혼각도 그중 하나인데... 보시는 것처럼 충혼탑과 충혼각 사이에 일제 강점기 일본군이 만든 탑의 기단부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현충탑 상당수가 일제 양식을 따라 했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습니다. 해남 '기미 독립선언비'와 광주 순직군경 충혼비 등은 끝이 뾰족한 모양인데,

시민
"일본식이라고 해서, 얘기 많이 들었는데…"

끝이 둥글거나 관석이 씌워진 전통 비석과는 달라 보입니다.

김정호 / 경기도 양주
"기리는 형태는 이런 것(지붕 모양) 안에 (비문이) 들어 있다거나…"

일각에선 이런 양식이 일제 강점기를 통해 도입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진홍 / 향토 사학자
"일본군들이 그 당시 생각하던 이미지가 있는 거거든요. 왕에게 충성봉사 하겠다는…"

재활용 논란이 불거진 호국영령 기림비 철거 및 교체 요구는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이상준 / 포항문화원 이사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히 있었는데, 이조차도 중간에 잊혀버렸어요."

그런데도 바뀌지 않는 이유는 뭘까. 보훈처는 재활용 의혹 관련 자료가 없고, 사각뿔은 보편적 양식이란 입장입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
"(대책은 뭐 따로 없으신 건지?) 저희도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지금 더 말씀드리는 건 곤란할 거 같고…"

일제 기념물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정리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장 추적,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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