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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CSI] 치킨집에서 곱창·갈비까지 배달…"모두 한 식당이었어?"

등록 2020.04.20 21:35 / 수정 2020.04.2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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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배달음식 주문시 '배달앱' 많이 사용하실텐데, 지금 전해드릴 저희취재 내용 보시고, 잘 살펴서 주문하셔야겠습니다.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한 식당은 돈까스, 곱창, 치킨, 갈비, 닭발까지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데,,, 주문을 받는 전화번호는 10여 개에 달합니다.

일부 업소가 배달앱에서의 노출을 늘리고자 꼼수를 쓴 건데요, 소비자 탐사대 황민지 기자가 꼼수가 벌어지는 현장을 포착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로 외식 대신 배달앱을 통해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이정석 / 서울 북가좌동
"나가서 한번씩 먹거나 이랬는데 요즘은 아무래도 시켜먹거나...."

배달앱으로 식당 3곳을 골라 돼지갈비찜을 시켜봤습니다. 한참 뒤 배달원이 나타나 똑같이 포장된 갈비찜 세 개를 건네줍니다.

배달원
"(다른 집인줄 알고 시켰는데. 가게 이름만 다른 거예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배달만해서...."

포장을 풀어 살펴봤더니... 갈비 모양부터 양념과 색깔, 반찬, 수저까지 똑같습니다.

"고기 질감까지 비슷한데?"

서로 다른 곳에서 시킨 갈비찜인데 어떻게 된 걸까. 자세히 보면 세 업체는 전화번호는 다르지만 주소가 같습니다.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앱에 등록된 갈비찜 집이데요. 식당이 아닌 옷가게 간판을 내걸고 있습니다.

손님 식탁은 없고 전화기만 줄지어 있습니다. 취재진이 받은 갈비찜과 같은 포장이 주방 가득합니다.

여기서 여러 식당인 것처럼 전화번호만 달리해 주문 받은 겁니다.

갈비찜 배달업체
"배달업체에 등록이 여러 개 되어있어요."

갈비찜만 파는 게 아닙니다. 냉장고엔 삼계탕 재료가 보이고 치킨 박스도 높이 쌓여있습니다. 이 업체는 닭발과 곱창, 보쌈 등 10여 개 식당으로 배달앱에 등록돼 있습니다.

갈비찜 배달업체
"(치킨도 하세요?) 네 (뭐가 제일 잘나가요?) 찜닭이랑 닭발."

배달앱 주문이 많다보니 꼼수를 쓴 건데... 이런 업소는 한두 곳이 아닙니다. 한 돈까스 식당은 배달앱으로는 곱창 주문을 받습니다.

"(여기 원래 돈까스집 아니에요?) 네. 손님은 모르죠."

배달앱 주문을 많이 받으려면 어떻게든 노출이 많이 돼야 하는 상황.

그러다 보니 한 업체가 한 메뉴를 여러 상호인 것처럼 등록하거나... 다양한 메뉴를 등록해 이것저것 배달 영업을 하는 겁니다.

업체들은 경쟁이 심해져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곱창 배달업체
"(메뉴) 한 가지만 하기에는 너무 힘들어요. "

소비자 입장에선 속은 기분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박형민 / 서울 창천동
"(배달앱) 악용하는 것같은 느낌이 들어요. 따로따로해서 해놓고 팔면 되게 실망이 좀 클 것 같아요. "

배달앱 측은 업체 꼼수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배달앱 관계자
"광고표시법, 현행법상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배달앱 주문은 하루 150만 건에 달하고 관련 시장 규모도 연간 3조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윤명 /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소비자들 생각하기에는 전혀 다른 업종이기 떄문에 오히려 조금 배신감을 느낄수 있고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겠죠."

국내 코로나 첫 확진이후 한 달 만에 주당 음식 배달앱 이용자 수도 150만 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배달앱 주문 경쟁 속에 업체와 소비자 모두 피해자가 되고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황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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