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취재후 Talk] 9번 찍어 안 넘어간 한명숙 사건…공수처로 10번 찍나?

등록 2020.05.25 13:39 / 수정 2020.05.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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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 /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 "지금으로부터 만 8년 전으로 피고인을 되돌려 보냅니다"

지난 2016년 5월 서울중앙지법 523호 법정. 형사 9단독 강성훈 판사가 법정에서 낭독한 내용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만 8년 전으로 피고인을 되돌려 보냅니다. 이 날이 무슨 날인지는 피고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피고인은 자신이 처음 구속이 되었던 바로 그날부터 다시 시작하면서 어디서부터 본인의 잘못이 시작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하고 법정 구속한다" (2016년 5월 19일)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었습니다. 한 전 대표는 한명숙 전 총리의 사건의 핵심 증인이었습니다. 한 전 대표는 2010년 4월 검찰에서 "한 전 총리에게 금원을 교부한 적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5개월 후 2번째 공판에서 종전의 진술을 모두 번복하기 시작합니다. 검찰은 한 전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합니다. 재판부가 언급한 만 8년 전은 한 전 대표가 사기죄로 구속됐을 때를 말하는 겁니다. 강 판사는 한 전 대표를 법정 구속한 이유도 설명합니다.

"한 전 대표는 납득하기 힘든 궤변으로 일관하며 또 다른 자신의 이익을 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피고인의 행위로 작게는 법원에 출석하여 성실히 증언한 피고인의 사업파트너 등 지인을(이들은 모두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 수수를 인정했다) 심지어 자신의 직원들까지 거짓말쟁이로 만들었고, 크게는 피고 말 한 마디로 대한민국 전체가 한동안 소모적 진실 공방에 빠졌습니다" (2016년 5월 19일)

최강욱 당시 한만호 전 대표 변호인 / 연합뉴스


◆ "선입관과 예단 막기 위해 한명숙 판결문을 읽지 않았다"

강 판사는 선고에 이르게 된 과정도 자세히 설명합니다. 위증 유죄를 선고 함에 있어 한명숙 전 총리의 대법원 유죄 사건은 참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저는 첫 재판을 임함에 있어 비록 관련 사건이라고는 하나 혹시 모를 선입관과 예단을 막기 위해 한명숙 전 총리 정치자금 사건 판결문의 결론 부분만 참고하고 판결문은 읽지 않았습니다" (2016년 5월 19일)

강 판사는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 사건을 원점에서 처음부터 다시 검토한 과정도 설명합니다.

"한 전 총리 정치자금 사건에서 등장하는 십수 명을 인물별로 정리해보기도 하였고, 각 주요인물들 사이의 진술이 배치되는 부 분 및 각 진술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들은 무엇인지 검토했고 검찰과 변호인의 주장을 비교해보고 다시 기록과 대조해보는 절차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한명숙 전 총리 정치자금 사건의 판결문의 결론에 대한 검증작업을 거쳤습니다." (2016년 5월 19일)

강 판사는 한 전 대표가 위증을 한 것으로 보는 근거. 곧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 수수가 인정되는 이유도 9가지로 요약합니다.

① 자금조성을 담당하였던 경리부장 정○○의 진술
② 정○○이 작성한 채권회수목록, 접대비 세부내역, B장부
③ 자금조성 및 환전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금융자료
④ 현금과 달러를 담았다는 캐리어 구입 내역
⑤ 당시 한명숙 전 총리가 거주하던 아파트의 현황
⑥ 피고인의 휴대전화 복구 내역
⑦ 피고인이 한명숙 총리 측으로부터 2억 원을 반환받는 과정
⑧ 피고인이 발행한 1억 원권 수표 전달 과정 및 최종 사용 내역처
⑨ 피고인의 진술 번복과정을 옆에서 들은 동료 재소자 진술
(2016년 5월 19일)

사실상 한 전 총리는 2016년 5월 4심에서도 유죄 선고를 받은 겁니다. 이후 위증 재판은 1, 2, 3심 모두 유죄가 선고됩니다. 당시 재판부는 "변호인 측이 위증 재판에서 한 전 총리를 무죄로 볼만한 주목할 증거는 제출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합니다. 위증죄 재판을 맡은 변호인은 법무법인 청맥의 최강욱 변호사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권력 기관 개혁"을 주문한. 현재 열린 민주당을 맡고 있는 '최강욱' 대표입니다.

한명숙 전 총리 / 연합뉴스


◆ 9번 찍어 안 넘어간 사건…공수처로 10번 찍나요?

한명숙 전 총리 본인 재판 3번, 한만호 전 대표의 위증죄 재판 3번 말고도. 법원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에 관한 재판이 3건 더 열립니다.대법원은 2013년 한 전 총리에게 추징금 8억 8천만 원을 선고 합니다. 검찰은 한 전 총리의 남편 전세보증금 1억 5천만 원을 추징합니다. 그러자 한 전 총리의 남편은 '추징 대상 아니다'라며 소송을 또 냅니다. 하지만 대법원까지 패소합니다. 한 전 총리도 같은 내용의 소송을 냈다 지난 2017년 8월 이번 정부 들어서 소송을 취하합니다.

이 과정을 다 지켜본 한 전 총리와 최강욱 대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자 재조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당 원내대표는 "공수처가 생기면 한 전 총리의 사건의 다시 수사한다"라고 주장합니다. 공수처가 당시 검사들의 '직권 남용'을 찾는다 해도 이미 7년의 공소시효는 지났습니다. 결국 한 전 총리가 '무죄'를 받고 싶으면 '재심'을 신청해야 할 겁니다. 검찰은 재심 무죄에 불복할 겁니다. 결국 재심 사건도 3심까지 갈 겁니다. 앞에 소송까지 합쳐 보겠습니다. 10번, 11번, 12번….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국가에서 한 사람 사건을 10번이나 찍고 그래서 결과가 뒤집힌다면. 그 국가의 사법부 믿을 수 있는 건가요? / 주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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