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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김관 기자의 타임아웃] 건물주 위에 서울시…무관중인데도 잠실야구장 수익으로만 157억원

등록 2020.06.04 16:25 / 수정 2020.06.0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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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 조선일보DB

코로나19 때문에 많이들 팍팍합니다. 장사하시는 분들은 특히나 그럴 겁니다. 프로야구단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요즘 시국에 그나마 야구하는 게 어디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녹록치는 않습니다.

잠실야구장 얘기입니다. KBO 정운찬 총재가 지난달 1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났지요.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바 있는 '착한 임대인 운동'처럼 서울 연고 구단의 임대료 및 구장 광고권료 등 경기장 사용료 감면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박 시장은 "고민해보려한다"고 화답했습니다.

#선납한 157억원

잠실야구장은 1984년에 준공됐습니다. 36년이나 됐네요. 시설은 노후됐지만, 입지는 전국 야구장 중 으뜸이지요.

서울시가 올해 잠실야구장을 LG와 두산 두 야구단에 빌려주고 받는 돈은 157억원입니다. 연간 구장 사용료 30억원, 광고료가 127억원입니다.

두 구단은 지난 연말에 서울시와 3년 짜리 계약을 했습니다. 올해 157억원, 내년 158억원, 내후년 159억원으로 금액이 책정됐습니다. 올해 사용료 157억원은 지난 12월에 이미 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이죠.

#'비싼' 잠실야구장

157억원.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는 뉴욕시에 야구장 사용료로 10달러를 내고 있다고 하고, 클리블랜드는 연간 홈구장 관중이 185만명 이하면 임대료를 내지 않는다고 하고, 수원을 연고로 하는 KT 야구단도 무상 임대 조건으로 야구장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잠실야구장은 꽤나 비싼 것 같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WBC대회 선전 등으로 야구 인기가 올라가면서 잠실구장 광고료도 많이 뛰었습니다. 2011년 잠실구장 연간 광고료가 30억원이었는데, 해마다 성장해서 2020시즌 몫으로 공개 입찰을 통해 판매된 잠실구장 전체 광고료는 172억원이나 됩니다. 이 172억원 중 서울시가 127억원을 가져가고, 나머지에서 LG와 두산이 반씩 나눠가지는 구조입니다. 곰은 재주를 부리는데 특화된 동물인가요.

#기대 접어야 할 판

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 경기는 꽤 긴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00% 관중이 들어찬 경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현실입니다. 무관중이니 경기장의 식음료, 굿즈 판매 등의 수익도 없지요. 여기에 잠실야구장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임대료를, 잠실야구장 광고권을 구입한 업체는 광고료를 깎아달라고 구단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산 구단은 모기업의 재정 위기까지 겹쳤죠.

하지만 잠실야구장이 민간 위탁 형태이고, 코로나19라는 큰 변수가 있지만 시 조례 상 감면 규정은 딱히 없다고 하네요. 서울시가 야구장을 빌려주고 받아낸 157억원. 난국이라서 그런지 더 커보이네요. / 김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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