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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오현주 앵커가고른한마디] "공정을 묻는 청년들"

등록 2020.06.27 19:44 / 수정 2020.06.2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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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정, 김정한, 김동리..

일제 시대, 이 문인들은 일제 찬양 글을 쓰라는 압력에 항거하며 절필을 했습니다.

문인에게 절필, 붓을 꺾는다는 건 조용하지만 가장 강력한 항의의 표현이죠.

요즘엔 우리 청년들이 연필을 꺾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공기업 준비생들이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역차별 당한다며 항의의 뜻으로 공부하던 연필을 부러뜨리는 겁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대통령 공약이며, 갑자기 시행된 정책도 아닙니다. 청년들은 그 과정이 얼마나 공정했느냐를 묻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청년들의 고뇌를 모르는걸까요,

이해찬 / 민주당 대표
"이런 사소한 일로, 사소한 표현은 아닙니다만 이런 일로 인해서.."

사소하다는 여당 대표 실언에 이어, 김두관 의원은 "조금 더 배웠다고 임금 2배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다"라고 했죠.

90분 똑같이 뛰고, 돈은 수백 배로 받는 호날두는 불공정의 '끝판왕'이라는 패러디 글 속엔 청년들의 분노가 담겨 있습니다.

김 의원 말대로라면 누가 더 공부하며 누가 더 노력하려하겠습니까. 기회는 평등하되 결과는 평등해선 안 됩니다. 노력에 따라 평가받는 것, 그것이 공정일 겁니다. 청년들이 공정 가치에 민감한 건 극심한 취업난에서 출발합니다.

번번이 시험에 떨어져 삶의 흥미를 잃은 고시생 이야기를 담은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영화 '아워바디'(2018)
"영어 선생님 딸 있잖아 취직했다는데 좀 물어볼까?"

"내 나이에 취직 못해 나 서른 하나야"

"그래서 너는 나이 서른에 아무것도 안하겠다고?"

이 주인공처럼 아예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니트족이 올 연말끼지 127만 여명에 이를거란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청년 10명 가운데 1명 꼴입니다. 인국공 사태에 무력감을 느낀 더 많은 청년들이 니트족으로 몰리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

문재인 정부는 이게 나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며 출범했습니다. 청년들은 희망을 품었죠. 그러나 지금은 이게 공정이냐고 묻고 있습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공정을 묻는 청년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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