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정치

[신동욱 앵커의 시선] 이것이 정치다

등록 2020.07.01 21:48 / 수정 2020.07.01 22:13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작년 어느 날 중국 옌타이항의 아침 풍경입니다. 바다 위로 거대한 유령도시가 솟았다가 네 시간 만에 사라졌습니다. 대기에 빛이 굴절해 생기는 신기루였습니다.

서울시장 두 번, 장관 세 번, 총리 두 번에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대통령 빼고 다 해본 사람'으로 불렸던 고건 전 총리는 노무현 정부 때 대선 주자 1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노 대통령, 그리고 여권 지지층과 갈라서면서 결국 정계를 떠났습니다.

사실 본격적인 선거 정국이 시작되기 이전의 대선주자 선호도만큼 허망한 여론조사도 드물 겁니다.

기성 정치인을 제치고 고건 전 총리부터 반기문 전 유엔총장까지 제3의 인물이 떠올랐지만 신기루로 끝나곤 했습니다.

그래도 예기치 못한 인물의 급부상은 당대의 정치 구도와 민심 흐름을 반영하기에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3위, 비여권 주자 1위에 오르면서 말들이 무성합니다.

우선 여권의 '윤석열 끌어내리기' 집중포화가 거꾸로 윤 총장의 존재감과, 권력에 핍박받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연일 거친 언사로 윤 총장을 몰아세운 '추미애 효과'라는 말도 나옵니다.

반면 여권에서는 "어느 나라에도 없는 기가 막힌 일" 이라거나 "무언가를 노리고 일부러 추 장관과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윤 총장은 추 장관 부임 전인 지난 1월 이미 대선 주자 2위, 비여권 1위에 오른 적이 있기 때문에 꼭 그렇게 해석할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윤 총장이 곧바로 "여론조사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좀 지켜볼 일입니다.

그 때와 지금 윤 총장의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단정할 순 없습니다만 평소 언행을 보면 윤총장의 자발적 대권 도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습니다. 그래도 알 수 없는 것이 세상 일입니다.

추미애 장관의 거침없는 압박에 어제는 이성윤 서울 중앙지검장이 치받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하긴 권력 편에 서는 것만큼 쉽고 편한 일이 또 있겠습니까.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라면 더 더욱 그럴 겁니다. 윤 총장은 스스로 정치에는 소질도 없고 뜻도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국과 민심은 반대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정치란 바로 그런 것이니까요.

7월 1일 앵커의 시선은 '이것이 정치다' 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