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는 지금 한국 근현대사에 중요한 이름을 남긴 두 사람을 떠나 보내는 의식을 치르고 있습니다. 백선엽과 박원순, 그러나 두 장례식 모두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를 다시 한번 갈갈이 찢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겠다는 말씀부터 드리면서 뉴스 나인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있었고, 그 직후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고소인측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주장의 핵심은 고소인이 지난 4년간 지속적으로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해 왔다는 겁니다. 그리고 박 전 시장이 비극적 선택을 함으로써 수사가 종결되긴했지만 권력형 성범죄의 진상을 밝혀야한다는 것입니다. 박 전시장은 사망했지만 사건의 실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진실 규명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는게 고소인측 주장의 취집니다. 박 전 시장은 떠났는지만 논란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입니다.
먼저 황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故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영결식과 화장절차를 모두 마친 시각,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측의 변호인과 여성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미경 /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전형적 직장 내 성추행 사건임에도 피고소인이 망인이 되어서…. 이 사건은 결코 진상 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해온 여성단체들은 고소인의 진술과 확보된 증거물을 토대로, 이번 사건은 권력형 성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미경 / 한국성폭력상담소장
"비서가 시장에 대해 절대적으로 거부나 저항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형적인 권력과 위력에 의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서울시와 정부, 정당, 국회에도 진상규명을 요구했습니다.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박 시장의 유서를 근거로,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에 대한 책임도 종결됐다는 일부 해석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미경 /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죽음을 선택한 것이 피해자에 대한 사죄의 뜻이기도 했다면 어떠한 형태로라도 피해자에게 성폭력에 대해 사과와 책임진다는 뜻을 전했어야 할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 장례위원회는 회견 직전 유족들을 위해 회견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을 뿐, 고소인 측 주장에 대해 따로 대응하진 않았습니다.
TV조선 황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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