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정치

[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나라가 네 것이냐

등록 2020.08.02 19:45 / 수정 2020.08.02 19:52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하이힐을 신고 온몸을 황금빛으로 분장하고는 발레를 하는 바로 이 남자, '짐이 곧 국가' 라고 말했던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입니다. 72년이나 군림하며 절대왕정의 상징이 된 루이14세는 역사상 최초의 발레리노였습니다. 그는 높은 독무대에 서 귀족들을 숭배를 받았는데 이런 식으로 발레를 절대왕정 강화에 이용했다고 합니다. 귀족들이 밥 먹고 차 마시는 법은 물론이고, 코 푸는 방법까지 정해줬다고 하니, '짐이 곧 국가'라는 말이 허언은 아니었나 봅니다.

"나라가 니 꺼냐" 지난주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오른 문구입니다. 부동산 세금 폭탄에 전세시장까지 꽁꽁 얼어붙자 분출하기 시작한 구호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디기 힘들다는 정서가 담겨있습니다.

거대여당은 국민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법을 토론과 심의도 없이 처리 했습니다.

윤희숙 / 미래통합당 의원 (7월 30일)
"도대체 무슨 배짱과 오만으로 이런 것을 점검하지 않고 이거를 법으로 달랑 만듭니까?“

야당의 동의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은 25명에 이릅니다. 독립적 헌법기관으로 정부를 감시해야할 감사원장까지 알고보니 우리편이 아니었다면서 압박합니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해 온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떤 상황을 맞고 있는 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판을 갈아엎은 김명수 사법부는 여권 인사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권력을 비판하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려는 일부 언론들도 폭풍 속의 촛불 신세입니다. 대체 누가 정부의 잘못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건지 알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 찬사는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친문 지지자들은 '하고 싶은대로 다 하라'는 말을 응원문구처럼 내걸었고, 문 대통령을 왕에 빗대는 말까지 나옵니다.

이광재 (5월 8일, 유튜브 '노무현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태종같은 거다"

강민석 / 청와대 대변인 (5월 11일, 연합뉴스TV)
"남은 2년은 세종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은 영화 광해를 보곤 백성을 섬기는 왕의 모습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봤다며 눈시울을 적신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의 광해는 정적을 쓸어내는 왕은 되기 싫다고 합니다.

영화 '광해'
"나는 왕이 되고 싶소이다. 허나 그로 인해 누군가를 죽여야 하고 누군가를 죽어야 한다면 나는 싫소"

이번 주말, 국민들은 거친 비바람에도 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또 다시 묻습니다. '나라가 네 것이냐'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나라가 네것이냐'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