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중 호우가 이어지던 이달 초, 정부가 산사태 등 피해 예방을 위해 태양광 시설을 긴급 조사했지만 "위험 우려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 경북 봉화 등 4곳에서 산사태가 벌어졌는데, 이 지역은 조사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여주기 조사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이정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림청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산지 태양광 시설 조사 보고서입니다.
집중 호우가 계속돼 산사태 등 피해가 우려되자 8월 5일부터 5일 간 특별 점검을 했다고 돼 있습니다.
정부는 태양광이 설치된 총 2180곳 중 조사 직전 토사 유출 피해가 난 1곳을 제외한 모든 곳에 "위험 우려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런데 특별 점검 이후 결국 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봉화와 김천, 전남 함평, 충남 홍성 등 네 곳 모두 조사 대상에서 아예 빠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호우 특보가 내려졌는데도 누락된 겁니다. 심지어 산사태가 난 사실조차 나중에 지자체 보고를 받고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산림청 관계자
"보니까 누락돼 있더라고요. 호우 특보 내려진 지역 위주로 해서 대상을 임의로 선정했는데..."
그나마 조사를 한 곳들도 산사태 위험을 판단할 수 있는 '지반 점검'은 안 했습니다.
임종철 / 부산대 토목공학과 교수
"(태양광 설치) 전후의 지반 상태 이런 것들이 다 조사돼야 합니다. 계곡이었을 수도 있고, 굉장히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비탈면과 배수 시설 등을 눈으로만 확인한 겁니다.
이양수 / 미래통합당 의원
"정부가 너무 급조된 엉터리 수치를 가지고 태양광 시설이 산사태와 무관한 것처럼 얘기를 했는데 책임 회피에 급급한 것이고..."
이번 장마로 산사태가 난 태양광 시설은 현재 16곳. 정부는 뒤늦게야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TV조선 이정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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