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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후 Talk] '文 개국공신' 최순실 특검 파견 검사들 지금은 어디에?

등록 2020.08.3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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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 / 출처: 연합뉴스

■ "이미 국민 검사인데 굳이 최순실 특검 가야하냐?"

2016년 11월 '최순실 특검'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파견 검사만 2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한 전직 법조계 고위 관계자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합니다.

"2016년 말 대구고검 윤석열 검사가 특검 파견 제의가 들어왔는데 어떻게 할지를 물었다. 자신을 좌천(국정원 댓글 사건) 시킨 정권을 향해 복수 하는 모양세로 보여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차피 윤석열은 이미 국민검사 아니냐! 굳이 또 권력을 수사하는 특검을 선택할 필요가 있냐? 라고 말해줬다."

이 관계자는 한동훈 검사장에게도 비슷한 충고를 해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어려운 특검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폼 나는 수사"를 했습니다. 윤 총장과 한 검사장이 참여한 최순실 특검은 전 정부 대부분 인사를 구속시켰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도 사실상 이끌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한 이유는 "헌법 수호 의지가 없던 것"이죠. 최순실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박 전 대통령이 거부한 것이 탄핵 사유가 됐습니다. 최순실 특검은 또 박 전 대통령 임기를 1년 가까이 줄여줬습니다. 그래서 이번 정권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14명의 대법관 중 13명을 모두 임명 가능해 사실상 사법부를 완전 장악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순실 특검은 이 정권의 '1등 개국공신'입니다. 그런데 이 공신들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최순실 특검 파견 검사 20인 현황


■ 최순실 특검 파견 검사들 추미애 장관 임명 후 70% 지방근무


최순실 특검 파견 검사 명단을 분석해봤습니다. 20명 중 14명(70%)은 지방에서 근무 중입니다. 대검찰청에서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포함한 숫자입니다.

최순실 특검 후 윤 총장은 파격에 파격을 거쳐 총장까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독수리 5남매' 등에게 "사퇴해라" "부끄럽다" "자중해라" 혼나는 중입니다. 특검 후 한 검사장도 윤 총장의 오른팔로 연수원 동기 중에 가장 먼저 검사장이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소위 찍혔습니다. 장관이 역사상 2번째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하며 사실상의 '표적수사'를 명령하고 있습니다. 육탄전도 부족했는지 "아직 수사 시작도 안 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신자용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은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을 수사 지휘하다 지방으로 내려갔습니다. 당시 신혜선씨가 1400억 원 상당의 특혜 대출을 위해 여권이 무리하게 나선 정황을 폭로했지만 수사는 지지부진 됐습니다. 양석조 대전고검 검사는 일명 '상갓집 파동' 후 좌천됐습니다. 지난 1월 조국 전 장관 불기소를 주장하던 심재철 당시 반부패강력부장(현재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조국이 왜 무혐의인지 설명해봐라" "당신이 검사냐" 말했다가 대검찰청을 나와 지금까지 계속 대전고검에 있습니다.

특검 파견 후에도 최순실 집사 '데이비드 윤' 수사를 이어갔고 법무부 중앙지검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던 김창진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 지난 2월 '윤석열 사단 학살' 때 해운대에 있는 동부지청으로 왔습니다. 지난 7월에는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개혁안을 내자 내부망에 비판글을 올렸습니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 게 아니라 나라를 망치려고 듭니다. 각 나라마다 검찰 제도가 상이하고 독립을 보장하는 장치도 다양한데 입맛에 맞는 부분만 가져다 붙이는 행태여서 혹시 그 나라에서 알까 봐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조국 전 장관을 수사했던 고형곤 부장검사와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사건을 수사한 김태은 부장검사. 두 사람은 결국 이번 8월 2차 윤석열 사단 학살로 서울을 떠나 대구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강백신 부장검사도 서울중앙지검에 있다가 통영지청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강 부장검사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초반에 황운하 울산청장 등도 내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 부장검사는 서울 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열리는 조국 전 장관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데. 앞으로 재판 참석을 위해 편도로 1000리. 왕복 1000km 가까이 이동하게 됐습니다.

최순실 특검 수사 결과 발표 후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 출처 : 페이스북


■ "국민과 역사는 검찰을 엄정하게 평가 할 것입니다"


2017년 3월 6월. 최순실 특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입니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SNS에 의미 심장한 글을 올립니다. 어대문.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던 상황. 예비 대통령이 검찰에게 보낸 훈시로 봐도 됩니다.

"이제 검찰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그동안 검찰은 수많은 갈림길에서 명예롭지 못한 선택을 반복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순실 특검을 불러낸 것은 검찰이었습니다.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것인지 욕된 역사를 반복할 것인지 선택은 검찰의 몫입니다. 국민과 역사는 검찰의 수사를 엄정하게 평가 할 것입니다. 국민은 지금 '권력적폐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열고 있습니다. 검찰 스스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을 국민과 함께 요청합니다."

최순실 특검에서 돌아온 파견 검사 20명. 정권 처음에는 모두 승승장구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1등 공신이니요. 그런데 정권 중반기. 새로운 '권력이 적폐'를 보이자 수사를 했고 대부분이 지방으로 좌천됐습니다. 추미애 장관은 "폼 나는 수사 하나 하는 것"으로 폄하했지만. 3년 전 문 대통령이 주문한 것 아닌가요? 최순실 사태 때처럼 윤 총장과 파견 검사 20명이 새로운 권력 앞에서 또 무기력해졌다면 문 대통령 말대로 검찰의 역사는 반복됐을 겁니다. 윤 총장과 파견 검사들의 선택이 명예로운 일인지 아니면 욕된 일이 될지는 문 대통령 말씀대로 국민과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 주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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