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동욱 앵커의 시선] 부끄러움을 알려드립니다

등록 2020.09.15 21:51 / 수정 2020.09.1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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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보내고 멀리, 가을 새와 작별하듯…" 

가객 김광석이 마지막 공연에서 불렀던 노래입니다. 애잔하되 속되지 않은 노랫말은 30년 전 가난한 문학도 류근이 썼지요.

어느덧 쉰 중반이 된 시인이 냉소적 위악적 유언을 빌어 위선의 달인들을 비꼽니다.

"너에게 기회와 이득이 되는 사람에게 잘 보여라. 항상 그들과 동행해라. 들키지 말아라. 약자를 이용해라…"

어느 시인은 뻔뻔한 위선자를 두 줄로 질타합니다.

"모든 게 다 썩어도, 뻔뻔한 얼굴은 썩지 않는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인재영입 슬로건으로 내 걸었다는 이 명시는 또 어떻습니까?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함께해 주시겠습니까."

윤미향 민주당 의원은 지난 총선 비례대표 상위 순번으로 영입됐습니다.

온갖 의혹과 후보사퇴 요구가 쏟아졌지만 민주당은 감싸기에 바빴고, 윤 의원은 국회 개원 전날에야 짤막한 기자회견을 하고 금뱃지의 특권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런 윤의원을 지키기 위해 여권 인사들이 했던 말말말 들이 아직 우리 기억 속에 생생합니다.

그 가운데 압권이 위안부 운동의 성과를 흠집내기 위한 토착왜구들의 정치 공작이라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어제 검찰이 윤미향 의원을 기소했습니다. 횡령, 배임, 준사기, 기부금품법 위반등 혐의도 6개에 이릅니다. 윤미향 지키기에 앞장섰던 사람들의 논리대로라면 이제 검찰 역시 토착왜구 또는 토착왜구에 동조하는 세력이 된 셈이지요.

국민들은 분통이 터질 일이고 "재주는 내가 넘고 돈은 그들이 받아먹었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절규가 새삼 절절하게 와 닿습니다.

그런데도 윤 의원은 검찰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시 한번 욕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의연 역시 검찰이 헌신적 활동가인 윤의원을 억지 기소했다며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번 사태를 '친일 모략극'으로 몰았던 여당은 가타부타 말이 없습니다.

21세기 친일 딱지가 얼마나 얄팍하고 비열한 편가르기인지 또 한 번 자명해졌습니다.

히 '염치 불구(不拘)' 라고 많이 쓰는 '염치 불고(不顧)'는 '염치를 돌아보지 않는다'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추미애 장관 사태나 윤미향 의원 문제를 보면서 그들이 정말 염치를 못 쓰게 돼버린 건 아닌지 심히 걱정됩니다.

'권력의 염치 불구(不具)'가 횡행하는 시대입니다.

9월 15일 앵커의 시선은 '부끄러움을 알려드립니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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