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사회

[취재후 Talk] "오늘 배울 군사용어는 '탈영'"…한미연합사 장교의 의도적 도발?

등록 2020.09.17 17:20 / 수정 2020.09.17 17:39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 출처 : 국방일보 횸페이지

16일자 국방일보엔 '한미연합사단과 함께하는 오늘의 군사영어'로 2개의 단어가 실렸다. 육군규정(Army Regulation)과 탈영(Absent Without Leave)였다.

모바일 국방일보에 찍힌 기사 입력시간은 지난 15일 오후 3시25분.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가 수사 착수 8개월 만에 뒤늦게 국방부를 압수수색하던 바로 그 시점이었다.

국방부의 신경이 온통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일병 시절 기록'에 쏠려있던 그 시점에 한미연합사단 공보처 중령의 자문으로 국방일보가 선택한 이 두 단어는 우연이었을까, 의도적 도발이었을까.

● 美 장교, '秋 아들' 휴가규정 묻자 "한국군 관할"

국방일보 군사영어 자문을 맡은 한미연합사단 장교는 마틴 크라이튼 중령이다. 추 장관 아들이 복무했던 부대가 소속된 미8군 2사단 공보를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추 장관 아들 취재과정에서 미군 측에도 휴가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지 등 문의를 했을 때도, 최종 답변은 크라이튼 중령 입을 통해 나왔다.

지난 8일 추 장관 아들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일부 언론은 육군 규정을 문제 삼고 있으나, 카투사는 주한 미육군 규정이 우선 적용된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인지 미군에 묻자, 크라이튼 중령은 "카투사 프로그램은 한국군지원단(RSG) 주관으로 운영된다. 미군부대에 배치된 한국 육군인력의 행정과 기강관리도 한국 육군 행정채널을 통해 이뤄진다"며 명쾌하게 교통정리했다.

● '2020년판 어퓨굿맨?'…美 장교는 '침묵'

/ 출처 : 국방일보 횸페이지


뒤늦게 오늘의 군사영어에 실린 단어를 발견한 국방부가 얼마나 당황했는지는 16일 저녁 군사영어 웹페이지에 드러난다.

해당 웹페이지는 상당시간 고장난 상태로 방치됐다가 다른 단어로 대체됐다.

크라이튼 중령은 파장을 일으킨 단어 선택에 본인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군 홍보 이외의 기사 작성은 물론, 편집권이 제한돼 있는 국방일보 지면에서 눈에 안띄는 틈새를 통해 내부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1992년 개봉된 영화 '어퓨굿맨'에선 미 해병대가 부대내 가혹행위로 인한 사망사고를 감추기 위해 전출명령서는 물론 비행기록까지 조작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사실을 은폐하고, 책임을 부하에게 떠넘긴 군 지휘부의 위선을 드러낸 건 양심있는 소수(a few)의 이런 외침이었다. / 정동권 기자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