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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설마 그럴 줄 몰랐다"

등록 2020.09.26 19:44 / 수정 2020.09.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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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법관
"피고인의 재판을 진행할 여타의 서류도 수령하지 못한 관계로 구속기간을 다시 4개월로 연장합니다"

전도연
"재판이요 재판이요"

프랑스 법관
"당신의 대사관이 나쁜 거예요. 책임감이 없어요"

프랑스에서 마약 운반범으로 잡힌 평범한 주부가 대사관의 어이없는 행정처리로 재판 기회도 못 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이어가는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아니, 16년 전 장미정 씨가 겪은 실제 이야기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자국민 보호 임무를 방기한 우리 정부의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한 달 전, 헌법 제 10조를 내세우며 약속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2020년 광복절 축사)
"이국땅에서 고난을 겪어도 국가가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 개개인의 어려움을 국가가 살펴줄 것이라는 믿음...국가가 이러한 믿음에 응답할 때.."

대한민국 공무원이 서해 북방한계선로부터 고작 3~4㎞ 떨어진 곳에서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끔찍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우리 군은 대화 채널이 끊겼다, 정보 감시 능력을 노출시킬 수 없었다, 여러 이유를 댔지만 그 중에도 황당한 해명은 '설마 그럴 줄 몰랐다' 였습니다.

고모부를 처형해 그 시신을 전시하고 이복형을 타지에서 독살한 김정은 정권의 잔혹함을 일반 국민들만 알고 있던 걸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걸까요, 유족들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왜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는가, 따져묻습니다.

이래진 / 피격 공무원 유족
"감지를 했다면 이것을 묵인하거나 방치했다 국민의 생명을 방치해버린거에요. 아무리 힘없고 말 못하는 미개한 국민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상황입니다"

무책임하게 소중한 생명을 떠나보내고도, 정부 여당은 김정은 위원장의 미안하다는 통지문 한 장에 반색하고 있습니다.

이인영 / 통일부 장관
"하나의 전문 속에서 두 번씩이나 미안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관계 개선, 중요하지요. 그러나 국민 생명이 이렇게 무참하게 스러지는 평화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설마 그럴 줄 몰랐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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