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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커스] 2020년 개천절에 소환된 명박산성…"재인산성" vs "방역의 벽"

등록 2020.10.04 19:15 / 수정 2020.10.0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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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집회를 막기 위한 경찰의 봉쇄조치를 두고 '정당한 방역이다' '아니다. 과잉 대응이다' 이렇게 의견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현 여권은 과거 이명박 정부 때 버스차벽을 비판하면서 '명박산성'이라고 불렀었는데, 이번에는 야권에서 '재인산성'이라고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는 경찰의 바리게이트를 보는 두 가지 시선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광화문 네거리 앞 두 층으로 쌓은 컨테이너 박스. 쇠줄과 말뚝으로 단단하게 고정하고, 틈에는 용접까지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 2008년 6월, 광우병 촛불시위에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트입니다.

당시 어청수 경찰청장은 전경버스 40대 이상이 부서져 비용만 30억원이 넘게 들어 설치했다고 말했지만,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으로부터 명박산성이라고 조롱 받다가 하루 만에 철거됐습니다.

이후 명박산성은 이명박 정부의 불통을 꼬집는 대명사로 각인됐죠.

김진표 /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MB충성파를 계속 임명하겠다는 것은 마지막으로 명박산성을 또 쌓겠다는 것인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민주당은 '근혜산성'이라며 경찰의 바리게이트를 꼬집었습니다.

이종걸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명박산성 같은 근혜산성을 설치해서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한 일종의 거부 선언이었다”

당시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대통령이라며 날선 비판을 했습니다.

문재인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근혜 정권은 먹고 살기 힘들다고 절규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차벽으로 차단하고….”

하지만, 명박산성 퇴장 후 12년이 지난 어제 광화문에는 방역을 위해 집회를 차단한다며 다시 바리케이드가 등장했습니다.

광화문 일대는 대로부터 뒷골목까지 경찰버스와 가벽으로 가로막혔습니다. 취재진도 신분증을 보여줘야 통행이 허가됐고,

"같이 오신 거세요?"

주말을 맞아 광화문 인근으로 향했던 일반 시민들도 3중 4중의 검문을 거쳐야하는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광화문 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내 90곳에 검문소가 설치됐고, 경력 1만 1000여명이 동원됐죠.

어제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경찰버스 300대에는 '재인산성'이라는 새 이름이 붙었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광화문 광장에서 버스로 겹겹이 쌓은 재인산성이 국민들을 슬프게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대통령이 산성을 쌓은 것을 보니, 그 분 눈엔 국민이 오랑캐로 보이는 모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차벽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했습니다.

이낙연 대표는 경찰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소통의 성역이었던 광화문 광장, 그리고, 시민들의 모임을 막기 위한 경찰의 바리케이드, 명박산성에 이어 재인산성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진 않을지..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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