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DB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현우)는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 등 6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조주빈에게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45년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더불어 신상정보 공개 고지 및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과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10년 간 취업 제한 명령을 내려달라고 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천모씨에게는 징역 15년을, 임모씨에는 징역 13년. 장모씨에는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조주빈에게 피해자들의 신원을 조회해주고 sns 광고를 인터넷에 올리는 등 범행을 저지른 사회복무요원 강모씨에게는 징역 15년, 만 16세로 미성년자인 '태평양' 이모군에게는 소년범 최고형인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씨 등에 대한 선고 기일은 다음달 26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 "반성문이 어떻게 형 감량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건가요" 피해자의 호소
22일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 측 변호인은 n번방 사건 피해자와 법정대리인이 작성한 탄원서 일부를 법정에서 낭독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탄원서 일부를 공개된 법정에서 낭독하는 것 자체가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할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지만, 언급하지 않으면 피해자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재판부에 전달될 수 있을지 염려 돼 간단히만 말하겠다"고 설명했다.
법정에서 공개된 탄원서 중에는 조주빈이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을 읽은 뒤 피해자가 보내온 것도 있었다.
한 피해자는 탄원서에서 "반성문이 어떻게 형 감량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건가요. 저에게도 반성의 기회가 주어져 모든 것을 다 버릴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호소했다.
또 "가해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갚아나가고 싶다더군요, 헛웃음이 납니다.
반성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무마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라며 피해자들은 잊혀지지도 않는 피해 사실을 안고 살아간다며 엄벌을 호소했다.
또 다른 피해자의 보호자는 "가해자들이 아무리 미성년자고 초범이라고 할 지라도 잔인하기로 말할 수 없이 악한 일을 저질렀다"며 "조주빈이나 공범들이 2000년의 형을 받아 이 사회에 이런 악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탄원서에 적었다.
■ "악인 조주빈의 삶 끝났다" 눈물로 호소한 조주빈
비교적 담담한 목소리로 최후 변론을 시작한 조주빈은 이내 울먹이기 시작했다.
조주빈은 "피해자 변호인들이 전해준 피해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제 죄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됐다"며 "사람을 수단으로 삼아 범행을 저지른 것을 인정하고, 피해자분들게 진실된 마음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 "과거의 망동이 부끄럽다"며 "꾸짖어주고 지켜봐달라"했다. "개인 조주빈, 악인 조주빈의 삶은 끝이 났다"며 "악인의 삶을 마침표 찍고 새로이 태어나 반성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벌로써 반성과 속죄를 넘어 값진 반성의 전례, 본보기로 거듭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해쳐나갈 것을 약속한다"며 "피해자에겐 잘못이 없고,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 "사회적 책임까지 물어선 안 돼" 선처 호소한 조주빈 측
조주빈 측 변호를 맡은 김호제 변호사는 최후 변론에서 "사회적 책임까지 범죄자 개인에게 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주빈이 범한 범행은 중대한 범죄임은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조주빈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했다.
또 "조주빈을 포함한 피고인들 나이를 볼 때 한창 이성에 호기심을 품을 시기인데, 이성에 대한 증오와 지배욕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현재 같은 또래의 학생들 사이에서도 나타나는 사회적 갈등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조주빈에게 엄벌을 처해 사회적 책임을 국가가 다 한 것처럼 착시효과를 일으킬 것이 아니라 이성 간 차이를 존중하고 더 큰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최후 변론 과정에서 김 변호사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기도 했다.
■ "아버지로서 국민들게 사죄" 고개 숙인 조주빈 父
조주빈 아버지 조 모 씨는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식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피해자들에게 엄청난 피해와 아픔을 준 것에 대해 아버지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아버지 조 씨는 "자식이 저지른 죄에 대해서 아버지지만 옹호하거나 그럴 생각은 없다"면서도 "한 인간의 죄를 지나치게 사회 전체로 몰아버리는 마녀사냥식의 그런 건 지양되어야 하지 않냐"고 호소했다.
또 "선고가 남았는데 재판장님께서 가여운 인생을 소멸시키지 않은 선처를 부탁드린다"며 아버지로서 국민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고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밝혔다. / 장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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