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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태영호 "北 김정은, 美 대선 바이든 당선에 대비"

등록 2020.11.0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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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3일 북한 정권의 미국 대선 전망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바이든 후보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분석했다.

주(駐)영국 북한 공사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SNS 등을 통해 공개한 '주간북한동향' 자료를 통해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이번 대선 때 바이든 후보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태 의원은 "지난달 22일 미국 대선 후보 토론에서 바이든이 김정은에 대해 '불량배'(thug)라고 세 차례 불렀지만 북한은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11월 바이든의 '불량배' 언급에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미친개는 한시바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맹비난한 것과 대조된다"고 했다.

북한이 이른바 '최고존엄' 모독에 그동안 즉시 반박 성명을 내거나 외교적인 항의를 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침묵이 매우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태 의원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가 '김정은이 방미하면 만나서 핵 협상을 할 용의가 있고 햄버거를 먹겠다'는 발언을 하자, 북한의 고위관리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거나 '대선에 이용하려는 선전선동일뿐'이라고 반박한 것과도 이번 반응이 다르다"면서 "북한도 그만큼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북한 입장에선 트럼프가 당선돼 북핵 '스몰딜'이라도 하는 게 가장 좋다"면서 "재선 가능성이 높았던 지난 7월 김여정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암시하는 글을 보내고 10월 미국 방문도 계획했지만 현재는 트럼프에 대해 아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태 의원은 "북한은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대북 전략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2탄'으로 흐르지 못하게 견제하고 있다"며 그 배경으로 "중국의 지원을 통해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2일 '중국군 열사능원'을 2년 만에 참배하고 북한 최고지도부가 총출동해 중국의 6·25 전쟁 참전 27주년을 기념하는 등 북한의 대중(對中) 기류가 상당히 우호적이란 이유다.

태 의원은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의 높아지는 불만을 누그러뜨리고자 열병식 연설 중 눈물을 흘리는 등 신격화에서 벗어난 인간적이고 애민적인 지도자를 연출하고, 연일 '80일 전투'를 강조하지만 내년 1월로 예정된 새 경제개발계획 발표에 앞서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 대북전략을 구사하더라도 중국의 도움을 통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 김정은은 미국이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과의 신냉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중국을 이용해 미국이 자신과의 핵 협상에 나설 수 밖에 없도록 압박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김정은은 지난 10일 열병식 연설에서 '시간은 우리 편에 있다'고 하며 '괴물 ICBM'이라고 불리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선보여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면서 "김정은이 역설적으로 북한은 시간이 별로 없으니 바이든이 당선되면 북한과 빠른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또 "김정은은 지금 그 누구보다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라며 "바이든의 당선을 점치고 당선 후 새로운 미 행정부와의 협상을 대비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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