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노무현은 원하지 않았을 '노무현 공항'

등록 2020.11.2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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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골포 언덕에서 가덕도 바라보니 바다가 호수인가 호수가 바다인가~"

옛 가곡에서도 예찬하는 섬, 가덕도는 더덕이 많이 난다 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할 정도로 먹을 게 많은 풍족한 섬이었고, 해상 교통의 요지였다고 하죠.

그래서 한반도를 침략하려는 전초 기지로 이용 당한 아픔도 품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수군 400명이 희생된 칠천량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고 러일 전쟁 때 일제가 세운 군사시설들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비운의 섬이었던 가덕도가 이번엔 정치적 분란의 섬이 됐습니다. 내년 4월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동남권 신공항 최적지가 김해에서 가덕도로 뒤집히면서 논란입니다.

김수삼 /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위원장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낙연 / 민주당 대표 (17일, 긴급 대책위)
"이제 김해 신공항 추진 계획을 백지화하고...가덕도 신공항의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검증위원회의 발표가 나자 여권은 기다렸다는 듯 가덕도 신공항으로 쐐기를 박고 있습니다. 검증위는 뒤늦게 논의 과정에 백지화나 가덕도를 꺼낸 적이 없다고 손사레를 치고 있지요.

국가 중대사업이 정치 논리에 세 차례나 뒤집히는 것도 모자라, 검증 과정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를 연상시킬 정도로 불투명하기 짝이 없습니다. 발표 약 열흘 전 가덕도 신공항 예산 삭감 문제를 두고 여당 원내대표가 '차관 들어오라' 고함 쳤다던 뉴스가 머릿 속을 스치는 건 저뿐이 아니었을 겁니다.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전임 시장의 잘못은 어느새 잊히고 이제는 볼썽 사나운 명칭 논쟁까지 벌입니다.

조국 전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을 노무현공항으로 부르자고 했는데, 과연 노 전 대통령이라면 이런 주장에 찬성했을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 / 2003년 8월 19일
"총선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개입했던' 정부나 대통령이 그렇게 지금까지 '성공한 일이 없다.' (지역의) 특별한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저는 지역문제의 해결책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노무현은 원하지 않았을 노무현 공항"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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