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산속을 지나다 호랑이에게 가족을 잃고 슬피 울는 여인을 만났습니다. 공자는 왜 이곳을 떠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여인은 "세금을 피하려면 산속에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가렴주구'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바로 '가정맹어호' 이야기입니다. 2500년 전 공자가 살던 때도 그랬지만, 가혹한 세금은 민심에 피멍을 들게 합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세금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들 합니다. 집 한채 가진 중산층도 집값 폭등으로 종부세 대상이 됐고, 세율도 크게 올랐죠. 공시가격까지 실거래가의 90%로 올리기로 해 서민층의 보유세 부담도 늘어나게 됐습니다. 양도세와 취득세도 올랐고, 기업의 법인세 부담도 높아졌습니다.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은 보유세를 내려고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할 판입니다.
지난 여름, 국민들은 부동산 규제와 증세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왔고, 온라인에선 '조세저항 국민운동'까지 벌어졌습니다. 세금과 스트레스를 조합해 만든 '택스트레스'란 신조어가 생겨났죠. 세금이 국민 허리를 휘게 한다는 가사의 풍자 노래는 또 어떻습니까.
"밤낮없이 일했더니 갑근세 커피한잔 마셨더니 소비세 꼬박꼬박 나오는 재산세 집 한 채 사는 게 소원인데 등록세 취득세 내라 하네."
이렇다보니, "대한민국이 세금 공화국이다" "국민이 '세금 인출기'냐" 분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부가 이렇게 세금을 걷어가도 아이러니컬하게 나라 곳간은 비어가고 있습니다. 올 한해만 4차례 추경으로 66조원이나 편성했는데, 그 돈으로 2만원씩 통신비를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꼭 필요한 곳이 아니라 선심성으로 세금을 뿌린 것이죠.
가덕도 신공항에도 10조원 가까운 돈이 들어갈 판입니다. 5개월짜리 대행인 서울 시장은 800억짜리 광화문 광장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국민 한명이 부담할 나라 빚은 1800만원을 넘었습니다. 문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은, 과거 야당시절 징세와 세출에 대해 국민 심정을 대변해 왔습니다.
문재인 / 당시 새정치연합대표 (2015.04.09)
"서민 중산층의 유리지갑을 털어서 세수를 메우려 해서는 안 됩니다."
추미애 / 당시 민주당 대표 (2016년 9월)
"번 것은 세금으로 다 뜯기는 지금의 우리 경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코로나라는 변수가 생겼지만, 이렇게 세금을 더 걷어서 마구 써댄다면 미래세대는 고통을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회삿돈 관리를 강조하며 "네 돈이면 이렇게 쓰겠냐"고 질책했다고 하죠.
세금을 걷는 일과 쓰는 일에 삼가지 않는다면 성난 민심은 머지 않아 호랑이로 돌변할 겁니다. 피같은 세금이 정권의 쌈짓돈이 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유리지갑을 털어선 안 된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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