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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취재후 Talk] 또 빚내서 재난지원금?…선심성 예산부터 삭감하시죠

등록 2020.11.30 10:59 / 수정 2020.11.3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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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이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4조 안팎 규모의 3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합니다. 내년 2월 설 연휴 전까지 지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 국민 440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코로나 백신 구입을 위해 최대 1조3000억원의 예산도 추가 편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로 필요한 5조 3000억원의 예산 가운데 약 2~3조원은 내년도 목적 예비비로 충당하고 나머지 부족분 2조원 가량은 국채발행으로 메우겠다고 합니다. 이미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556조원)에 90조원에 달하는 국채가 포함돼 있는데, 2조원 추가 삭감을 못해 또 빚을 내자는 겁니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먼저 3차 재난지원금 예산을 본예산에 포함시키자고 제안을 했을 때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핵심 관계자와 통화한 적이 있습니다. 여당이 삭감 절대불가를 외치는 한국판 뉴딜 예산을 깎지 않고, 야당이 요구하는 재난지원금 예산 3조 6천억원도 마련할 수 있는 '묘수'는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의외로 '간단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예산 감액 심사 때 정부가 가져온 예산에서 3~4조원 가량을 삭감하고, 그 상당 부분을 지역구 의원들의 지역 민원 예산 증액 등에 사용하는데 이번엔 그렇게 하지 말자고 여야가 '신사협정'을 맺으면 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생긴 '여유 예산' 3~4조원이면 3차 재난지원금에 필요한 예산 정도는 마련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간단하다'는 이 방법이 '공수처법 합의 처리'보다 실현될 가능성이 더 낮을 것이란 다소 씁쓸한 예측도 덧붙였습니다.

해마다 예산 심의가 끝나면 '어느 지역에 도로를 놓는 사업 예산을 따냈다', '어느 지역에 체육관을 짓는 예산을 따냈다'는 홍보 문자와 현수막이 봇물을 이룹니다. 이런 예산 상당 부분이 이른바 '쪽지예산'을 통해 반영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아,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쪽지예산'이 아니라 'SNS 예산'이라고 해야겠네요.

재난지원금와 코로나 백신 구입 예산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예산입니다. 꼭 필요한데 예산이 없으면 빚이라도 내야겠죠. 하지만 그건 정말 마른 수건을 짜내고 짜낸 뒤의 얘기여야 합니다. 내년도 예산이 통과된 뒤 올해도 어김없이 지역 예산을 따냈다는 홍보 문자가 빗발친다면 그건 아마도 수건에서 짜낼 물기가 더 남았었다는 방증일 겁니다. / 서주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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