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사회

[현장추적] "90억 건물 왜 놀리나"…유휴 공공시설 전국 방치

등록 2020.12.03 21:40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전국 곳곳에 방치된 공공시설이 즐비합니다. 지역특성화 사업을 한다며 90억 원을 들여 지은 건물부터, 수십 억이 들어간 공원, 박물관 등이 몇 년째 놀고 있는건데, 재활용 대책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책임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현장추적 장혁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평창군 민물고기 생태관. 곳곳에 잡초가 무성하고, 물 빠진 수조는 흉물로 변했습니다.

이곳은 평창의 민물고기 생태관입니다. 지난 2009년 평창군이 9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서 만들었는데,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지금은 이렇게 문을 닫았고 2년째 방치 사태에 놓여 있습니다.

문을 닫기 직전 관람객 수는 연간 약 4000명, 하루 10여 명 수준이었습니다.

평창 어름치마을 주민
"(입장료) 안 받고 할 때는 사람들이 좀 드나들더라고, 나중에 차차 줄어들더구만."

2008년 평창군이 동강 일대를 생태 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뒤 무리하게 관광사업을 추진한 결과입니다.

평창군 관계자
"환경정책 홍보할 수 있는 걸 만들어야 되지 않나 하는 차원이 강했던 거죠. 결과적으로 보면 타당성 검토가 미흡했다…."

충주 공예전시관도 2010년 공예마을과 연계해 관광을 활성화한다며 지었는데, 정작 전시관은 외딴 곳에 자리 잡았고.

충주 중앙탑면 주민
"활성화한다고 짓긴 지었는데 도로도 안 돼있고 그래가지고…."

15억원을 들인 시설물은 5년만에 문을 닫고 지금은 주민들이 작물을 말리고 있습니다.

충주 중앙탑면 주민
"미술 전시관인가 뭔가 들어온다 그러더니만 그것도 안 들어오고…."

유휴 공공시설은 관광 시설뿐만이 아닙니다. 울산역 옆 기계식 자전거 주차장은 7억 원을 들였지만 사용자가 거의 없어 5년 전 폐쇄했습니다.

택시 기사
"하루 한 대도 대기 힘들거예요. 자전거 타고 온 사람들이 한 번 돌고 그냥 가지."

이처럼 사용하지 않은 유휴 공공시설은 전북 746곳과 경북 423곳 등 전국에 2885곳에 달합니다.

대부분 재활용 방안도 못 찾은 채 방치돼 있고,

평창군 관계자
"일반 재산으로 전환해서 군에서는 매각도 지금 검토하고 있고요."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책임지는 공무원은 없습니다.

당시 충주민속공예마을 추진위원
"담당하던 사람도 다른 부서로 발령나버렸지. 시장이 바뀌니 정책이 바뀌더라고…."

전문가들은 공공사업 전후 엄격한 평가가 필요하고, 예산 사용 승인도 더 까다롭게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태윤 /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엄격한 통제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고요. 예비타당성 검사를 비롯한 사전 점검, 사후 평가가 함께 필요…. "

전국 곳곳 무책임한 공공사업으로 방치된 공공시설물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충주 공예전시관 인근 주민
"혐오감을 느껴요 솔직히, 밤에 와보세요. 돈 몇십억씩 들여가지고 애물단지, 애물단지…."

현장추적 장혁수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